이번 선거는 혁신을 외면한 보수에 대한 유권자들의 준엄한 경고다. 유권자들에게 이번 선거는 적폐청산의 연장선상이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직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는 촛불혁명의 심판을 받았다. 민심은 지난해 대선때 정권 교체로 그 분노를 표출했지만 미완이라고 보는 듯하다. 23년만에 60%가 넘는 투표율은 그 변화의 열망이 이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직도 총선이 너무 멀다, 그때까지 잊지 않겠다는 유권자들이 많은데 정작 한국당은 이런 민심을 외면했다.
제1 야당의 몰락, 수구꼴통의 궤멸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그간의 수많은 여론조사가 그것을 말하고 있었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그동안 보수정당을 지지했던 영남권은 민심을 그대로 토해냈다. 부울경(부산ㆍ울산ㆍ경남)은 말할 것도 없고 부산 서부에서 김해ㆍ창원에 이르는 낙동강 벨트는 거제ㆍ통영ㆍ고성을 거쳐 남해까지 남해안 벨트로 확장됐다. 이제 무릎 꿇고 큰절 몇번 한다고 표를 줄 유권자는 없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예의 그 뻔한 '우리가 남이가'라는 호소에 유권자들은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로 답한 것이다. 선거기간 이슈가 됐던 '드루킹', '여배우 스캔들'도 민심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지역주의와 네거티브가 전혀 통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선거로 정계 개편은 본격화됐다. 선거 직후 한국당은 내홍에 휩싸였다. "광역단체장 6명이 당선되지 못하면 물러나겠다"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문구를 올린 후 어제 사퇴했다. 대표라는 상징성이 크지만 대표 한 사람의 사퇴로 끝날 일은 아닌 듯하다. 한국당이 처절한 반성과 혁신을 하지 않는다면 2년후 총선을 벼르는 민심에 더 큰 훈계를 받을 게 뻔하다.
김동선 디지털뉴스부장 matthew@asiae.co.kr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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