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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보수 혁신 없으면 2년후 더 큰 심판 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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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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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17개 시도지사 선거에서 한국당은 대구ㆍ경북 두 곳을 지키는 데 그쳤다. 두 지역이 보수의 심장으로 한국당의 텃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는 역대급 참패다. 특히 사활을 걸었던 경남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도지사 자리를 내준 것은 한국당 입장에서 모두를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226명을 뽑는 기초단체장에서도 민주당 151명, 자유한국당 53명으로 완패했다. 전국 12개 선거구에서 진행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한국당은 경북 김천 한 곳에서 그것도 500표 미만의 표차로 겨우 이겼다.

이번 선거는 혁신을 외면한 보수에 대한 유권자들의 준엄한 경고다. 유권자들에게 이번 선거는 적폐청산의 연장선상이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직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는 촛불혁명의 심판을 받았다. 민심은 지난해 대선때 정권 교체로 그 분노를 표출했지만 미완이라고 보는 듯하다. 23년만에 60%가 넘는 투표율은 그 변화의 열망이 이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직도 총선이 너무 멀다, 그때까지 잊지 않겠다는 유권자들이 많은데 정작 한국당은 이런 민심을 외면했다.
집권여당의 독주를 막고 견제해야 할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그들이 표방하듯 진정한 보수정당인지도 의문스럽다. 그들의 비판에는 어떤 논리적 정합성이나 합리성도 없었고 그래서 공감을 얻기는 더더욱 힘들었다. 안보정당을 자임하면서도 한반도 평화분위기에 대해 '위장 평화쇼'라고 스스로 존재가치를 허무는 궤변일 뿐이었다. '겐세이', '이부망천' 등 반복되는 막말에서는 그 어떤 품격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지켜야 할 보수적 가치는 사라졌다. 유권자들은 이런 수구꼴통에 전혀 개전(改悛)의 정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제1 야당의 몰락, 수구꼴통의 궤멸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그간의 수많은 여론조사가 그것을 말하고 있었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그동안 보수정당을 지지했던 영남권은 민심을 그대로 토해냈다. 부울경(부산ㆍ울산ㆍ경남)은 말할 것도 없고 부산 서부에서 김해ㆍ창원에 이르는 낙동강 벨트는 거제ㆍ통영ㆍ고성을 거쳐 남해까지 남해안 벨트로 확장됐다. 이제 무릎 꿇고 큰절 몇번 한다고 표를 줄 유권자는 없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예의 그 뻔한 '우리가 남이가'라는 호소에 유권자들은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로 답한 것이다. 선거기간 이슈가 됐던 '드루킹', '여배우 스캔들'도 민심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지역주의와 네거티브가 전혀 통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선거로 정계 개편은 본격화됐다. 선거 직후 한국당은 내홍에 휩싸였다. "광역단체장 6명이 당선되지 못하면 물러나겠다"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문구를 올린 후 어제 사퇴했다. 대표라는 상징성이 크지만 대표 한 사람의 사퇴로 끝날 일은 아닌 듯하다. 한국당이 처절한 반성과 혁신을 하지 않는다면 2년후 총선을 벼르는 민심에 더 큰 훈계를 받을 게 뻔하다.
한편 대선이후 1년만에 실시된 전국단위의 선거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이 짙었던 만큼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주도권을 쥘 전망이다. 하지만 집권 여당도 유권자들이 마냥 좋아서 힘을 몰아준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리멸렬한 야당이 한심해서 반사이익을 받은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승리에 도취해 방심하고 오만해진다면 유권자들은 매서운 회초리를 들 것이다.

김동선 디지털뉴스부장 matthew@asiae.co.kr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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