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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다른 별로 이사 가야 할지도 모른다

최종수정 2018.05.31 11:50 기사입력 2018.05.3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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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다른 별로 이사 가야 할지도 모른다
쓰레기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면서도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쓰레기 문제가 '불편'의 단계를 넘어 '심각'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되었다. 바야흐로 쓰레기 때문에 인간의 숨 쉴 권리까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는 견해까지 힘을 얻고 있는 중이다.

동네 쓰레기 처리장에 페트병, 폐비닐, 스티로폼 등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위로부터 지시니 어쩔 수 없다"면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하는 경비원과 "그럼 우린 어쩌란 거냐"며 거칠게 항의하는 주민에, 경비원의 제지로 격분한 주민이 주먹을 휘둘러 '피를 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최근 이 나라에서의 쓰레기 '대란'은 중국이 '쓰레기 통'을 닫았기 때문이었다. 어물쩍 고비를 넘기기는 했으나 파동을 겪으며 사람들은 지구가, 아니 어쩌면 우주까지도 한 울타리로 묶여있다는 현실을 실감한듯하다. 응급처치로 또는 슬쩍 다른 나라에 퍼 넘기고 돈까지 버는 수단으로 쓰레기 문제를 처리해서는 될 일이 아니라고, 근본적인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구의 내일이 없음도 느껴가고 있는 것 같다.

쓰레기 처리는 시간이 갈수록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되어 갈 것이다. 선진국들도 이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하는 것으로는 알려져 있다. 서울시는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수거하지 않고 싱크대 아래에서 분쇄해 바로 버려질 수 있도록 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분쇄된 쓰레기를 지역 물 재생센터로 보내 처리한다는 것이다. 광진구 군자동 일대를 시범 사업지로 선정하고 2020년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 했다. 이르면 2030년부터 모든 자치구를 대상으로 교체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라지만 하수도 교체작업이 무려 30년 이상 걸린다니 간단한 이야기가 아닌 듯싶다. 음식물 쓰레기뿐 아니라 모든 생활 쓰레기가 놀라운 과학기술에 힘입어 언젠가는 '완벽하게' 처리 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필요하다. 나아가 지구가 그때까지 기다려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쓰레기 처리방법은 나라마다, 심지어 같은 나라에서도 지방마다 달라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일본의 경우 동경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 타는 것, 타지 않는 것,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 되는 것 등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타는 것으로 분류하되 주부들이 가능한 한 말려서 버린다. 이탈리아는 특정 쓰레기의 경우 각 가정마다 고유번호가 적힌 봉투를 이용하면서 젖거나 오염된 것에는 벌금이 부과된다. 쓰레기 처리 선진국 독일은 날짜에 따라 버릴 수 있는 쓰레기의 종류가 그려진 달력이 가정마다 배포되고, 그날을 놓치면 심한 경우 한 달 이상 그 쓰레기를 집안에 보관해야 하는 불편을 겪기도 한다.
요약하자면 쓰레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귀가 아프도록 들어온 대로 하나뿐인 지구를 아끼지 않으면 안 된다. 안 쓸 수 없다면 덜 쓰고 최대한 재활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썩지 않는 쓰레기들이 오래 오래 쌓인다면 언젠가는 쓰레기들을 압축해 인공위성에 실어 수시로 우주의 어느 별에 버려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나아가 숨 쉴 권리가 자꾸 줄어든다면 쓰레기를 피해 다른 별로 이사를 가야 할지도 모른다. 쓰레기와의 전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더 수고롭고 더 힘들 것이다. 그걸 피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송명견 동덕여대 패션디자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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