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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대미 관계개선이 절박한 북한경제

최종수정 2018.05.28 11:45 기사입력 2018.05.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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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용승 굿파머스연구소장

동용승 굿파머스연구소장

무산 위기에 놓였던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이 되살아나면서 한반도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강력한 반발이 예상됐던 북한이 이례적으로 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자 회담 재개를 위한 협의도 시작됐다. 한 치 앞도 보기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북한 모두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으며 상호의 입장 차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듯하다.

이렇듯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절실히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표현하면 북한은 이제 경제문제를 정상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북ㆍ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됨을 가정할 때 북한이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식의 변화를 모색할지를 놓고 중국식과 베트남식이 거론되곤 한다.

양 방식의 차이는 세 가지다. 첫째 대외환경 개선의 선후 문제다. 중국은 1970년대 초반 핑퐁외교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먼저 추진하고 1978년 개혁개방 노선을 채택했다. 반면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 없이 1986년 도이모이 정책을 추진했지만 지지부진한 성과를 보인 이후 1990년대 중반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 그리고 지금의 베트남시장이 됐다.

두 번째는 투자 자본의 성격이다. 중국은 개방 초기 화교 및 홍콩 자본을 겨냥해 홍콩 인근의 선전과 광저우 등을 개방했다. 내부적으로 축적된 자본도 있는 상태였다. 중국은 초기부터 외자에 의존하기보다는 중국 및 화교자본을 활용했기에 독자적인 노선을 걸을 수 있었다. 반면 베트남의 개혁개방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자금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베트남의 개혁정책에 적극 개입하면서 정책지원을 했기 때문에 베트남은 독자노선을 걷기가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

세 번째는 개방의 순서다. 중국은 홍콩 인근의 선전과 광저우를 먼저 개방하고, 이후 연안지역의 도시들을 선으로 연결하고, 마지막으로 내륙으로 확장하는 3단계의 개방 전략을 구사했다. 반면 베트남은 전역을 일시에 개방했다. 경제특구가 지정돼 각종 특혜를 제공했지만 중국과 같이 특정 일부지역만 시범적으로 개방한 것이 아니다.
지금 북한은 중국식의 대외환경 조성에 나선 것이다. 아무리 부정을 해도 미국은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핵심 국가임은 사실이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 없이 개혁개방을 추진한다고 해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점을 베트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 남북한은 지난 30년 가까이 교류와 협력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중단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이번 북ㆍ미 정상회담의 기회를 놓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외적 환경이 개선되면 중국식과 베트남식이 혼용된 자본 조달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남한이 옆에 있다. 마치 중국의 홍콩 및 화교 자본과 유사하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는 이유도 궁극적으로 여기에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비핵화에 따른 국제사회로의 편입 과정에서 국제금융기구들이나 타국으로부터 개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본 조달 방식이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중국과 베트남의 혼용된 형태가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이미 5개의 경제특구와 22개의 경제개발구를 지정한 상태다. 이는 베트남식을 의미한다. 북한이 추구하는 모델은 중국식도 베트남식도 아닌 북한식이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북한이 경제문제 해결에 나서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신한반도 경제구상에서 평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교류와 협력은 평화를 기반으로 한다. 북한도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비핵화를 들고 나왔을 것이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동용승 굿파머스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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