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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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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는 70년 인식공간 옭맨 사슬 끊을 기회
20년 기형적 언론환경 만든 또 하나의 비핵화도 필요

신범수 IT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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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전쟁 종식과 평화 정착 그리고 그 과정으로서 한반도 비핵화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그것은 이 땅에서 어떤 물질 하나를 제거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난 70년간 우리를 어떤 인식 공간에 가둬버렸던, 사실상 우리의 내면과 외면을 모두 지배해온 그것과의 작별. 이념 갈등과 전쟁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에 기댄 속임수와 겁박으로부터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땅에서 살고 있는 대다수 사람의 인생 전부는 오롯이 그 70년 안에 있다. 그래서 여기서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불확실한 미래는 두려울 것이다. 경제는 흔들리고 많은 부작용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완성될 모양새를 두고 또 다른 갈등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비핵화만 이루고 더 나아가길 거부하는 사람들은 이때 목소리를 키울 것이다. 이것은 핵을 없애느냐 아니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애써 말하고 싶을 것이다.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1993년 일이다. 우리는 이후 25년간 지속된 핵 비대칭 전력의 역사를 극복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70년인가. 달리 말해 우리는 비핵화를 이루고 대결이 남은 나라를 택할 것인가 혹은 비핵화와 화합이 있는 온전한 나라를 만들 것인가, 그 갈림길에 우리는 서 있다.

성공적인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를 생각해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무엇을 요구할 것이며 우리는 어떤 비용을 치를 준비가 돼 있을까. 그것을 핵 폐기에 대한 보상이라고 부를 것인가, 아니면 투자라고 할 것인가. 김 위원장은 자신의 협상력이 최대치에 이른 시점에 카드를 던졌다. 그러기 전까지 정치ㆍ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은 커질 대로 커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와 개개인 영혼 전반에 퍼질 긍정적 변화 그리고 분단 비용을 포함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 수많은 기회비용의 근본적 해소를 생각한다면 그 무엇이 아까울 것인가.

다만 우리는 우리가 치를 비용이 항구적 평화정착으로 이어질 것이란 실질적 확약을 원할 뿐이다. 그것은 미국과 중국ㆍ일본ㆍ러시아 등 전쟁 당사자와 주변 열강의 이해관계 속에서 우리 대통령과 북쪽의 지도자가 묘안으로 짜내야 할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두 정상 간 30분 친교 산책 담소 속에서 그 밑그림이 공유되기 시작했기만을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문득 고개를 떨궈 내가 발을 디딘 언론이란 땅을 내려다본다. 이 곳의 지난 20여년 역사도 순탄치 않았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조조정을 거쳐 벤처 거품 붕괴를 지나 '알고 보니 헉'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자신과 동료 그리고 언론을 생각한다.

우리에게 핵은 없다. 핵은 엉뚱한 곳에 있다. 그들의 핵은 20여년간 점점 고도화됐고, 협상력 또한 최대치에 이르렀다. 서글픈 것은 이제 우리가 그들에게 제시할 보상이란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이 바닥에서도 비핵화 논의가 한창이다. 어쩌면 이것도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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