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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이야기] 양도소득세제, 쉽게 고치자

최종수정 2018.04.12 11:55 기사입력 2018.04.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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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남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

안창남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

4월부터 다주택자의 부동산 양도소득이 중과세되고 있다. 세 부담이 얼마나 늘었을까? 해당 소득세법을 열어보니 세율 조항(소득세법 제104조)만 따져도 자그마치 항(項)이 8개, 그 밑에 목(目)이 수십 개에 이른다. 관련 시행령까지 포함하여 출력하면 A4 용지 2장이 넘는다.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일반 납세자들이 과연 이 조문 구조를 이해할 수 있을까.

유명한 양도소득세 과세원칙인 ‘1세대 1주택’ 비과세 조문도 그렇다. 1세대 구성요건이나 1주택 판단기준의 복잡함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마치 사람마다 해석이 다른 피카소의 난해한 그림 ‘우는 여인’을 바라보는 것 같다. 이런 세법구조론 조세법률주의(헌법 제59조)가 원하는 ‘국민생활의 법적 안정성과 세금부담의 예측 가능성’이 보장되기는 어렵다.

왜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가. 이는 세제를 재정수입 확보 목적 보다 부동산 투기 방지나 가격안정 등 유도적ㆍ형성적 기능 수행에 치중한 결과라고 본다. 세수확보 외에 다른 용도를 붙이다 보니 세법 조문이 누더기가 된 것이다. 마치 학생이 학교수업보다 과외활동에 더 치중한 꼴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세금으로 부동산 투기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금 다 내고도 돈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 세율을 아무리 높인들 부자들로선 양도 자체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부동산 투기 방지는 세금이 아니라 공급으로 해결할 문제다. 공급이 부족하다면 불필요한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게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을 높이되, 부동산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기에 공급되도록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부담은 낮추어야 한다. 이게 정석이다. 양도소득세 관련 법 체계나 세무행정을 납세자 친화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자.
그 하나는 부동산을 취득할 시점에 세금 부담을 예측할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 적용 세율을 미리 확정하는 방법이다. 지금은 부동산을 팔 때 양도소득세가 확정된다. 박근혜 정부가 빚을 내 서라도 집을 사라고 권유해 아파트를 샀는데 문재인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높은 세율로 과세한다면 납세자로선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파트 취득 시점에 양도소득세 부담이 예측 가능해야 한다. 이러면 정부가 뭐라고 해도 부화뇌동하지 않고 세금 부담을 고려해 아파트 취득이나 양도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여러 형편을 고려해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진 양도소득세 비과세 규정을 통폐합하여 단순하게 ‘개인별 양도소득 공제액’ 규정으로 변경하는 것이 두 번째이다. 예를 들면, 10년 동안 양도소득 공제 가능액을 6억원으로 정하고, 그 사이 몇 채를 팔든 양도차익 6억원까지 공제하되 초과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것이다(증여세는 10년 단위로 배우자로부터 받은 금액은 6억원을 직계존속으로 부터는 5000만원을 증여재산 공제라는 명목으로 공제한다). 이렇게 하면 현재 양도소득 세법조문의 3분의 1 이상은 삭제가 가능하다. 납세자가 제기하는 세금분쟁 역시 같은 비율 이상으로 줄어들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법과 세제가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과세관청과 납세자 사이의 세금마찰은 물론 부정과 부패가 기생할 소지가 커지고, 이에 따라 세무소송 등 납세자의 불필요한 세금 관련 비용이 증가한다. 7음계도 벅찬 학생(납세자)에게 12음계를 사용하여 음악을 하라면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했다. 단순하면서도 알기 쉬운 세제가 필요하다. 모름지기 세법과 세제는 성실한 납세자를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선진국이 된다.

안창남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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