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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A글로벌리포트]EU 개인정보보호 강화와 우리의 대응

최종수정 2017.12.08 10:23 기사입력 2017.12.0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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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비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장

심상비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장

유럽 현지의 우리 기업들에게 유럽연합(EU) 소비자의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EU는 원칙적으로 EU 시민의 개인정보를 역외로 이전하는 것을 금지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적정성 평가'를 통과한 국가의 기업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개인정보의 이전과 활용을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유럽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전송하기 위해 일일이 동의를 받거나 각 규제기관의 허락을 받아야만 했다. 매우 번거로운 일이었으며, 이로 인한 규제준수 비용도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 한 예로 현지에 진출한 A기업의 경우 계약체결 및 규제심사를 위한 법률검토 등에 5년간 약 38억이 소요됐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유럽현지 우리 기업들에게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아주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 이효성 위원장과 유럽연합의 정부격인 EU집행위원회의 베라 조로바 집행위원이 만나 한-EU간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 이전에 대한 상호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성명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우리나라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EU와 동등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EU 당국이 판정하는 소위 '적정성 평가'를 조속히 진행키로 양측이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양측이 발표한대로 EU 당국의 적정성 평가 승인이 조속히 이뤄진다면 우리 기업들이 까다로운 규제절차 없이 유럽 각국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자유롭게 이전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매우 뜻깊고 의미 있는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 1월 국가별 개인정보보호 적정성 평가에서 한국과 일본을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지정했고 일본은 이에 대응해 범정부적으로 적정성 평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아베 총리가 EU집행위원회를 직접 방문했고 정상회담을 개최해 공동선언문을 발표함으로써 이르면 내년 1월을 전후, 적정성 평가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우수한 개인정보보호 제도와 사례, 운영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가 주시하는 개인정보보호 적정성 평가 경쟁에서 일본에 뒤지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기업이 잘 협력해 세심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유럽이 주도하고 있는 현재의 글로벌 개인정보보호 트렌드에서 한국이 중요한 정치·경제적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아시아 지역의 개인정보 보호를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 유럽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경제 패러다임이 급속히 재편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EU 디지털단일시장(Digital Single Market) 구축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범EU 차원에서 법제와 인프라의 융합 및 확산 노력이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바로 개인정보의 수집, 관리 및 보호 이슈가 있다. 더욱이 유럽은 국가 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와 개인정보 유린 등에 반감이 강하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엄격한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EU는 내년 5월부터 기존의 유럽 일반정보보호법(GDPR)을 대폭 강화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보주체의 권리와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등 보다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기업의 위반 사례가 적발될 경우 최대 2000만 유로 또는 글로벌 매출의 4%에 해당하는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한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유럽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에서 개인정보보호 문제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이번 한-EU간 공동성명을 계기로 국내 정보보호 유관부처가 긴밀히 협력해 우리 기업들이 EU의 강화된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

심상비 한국무역협회 브뤼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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