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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 칼럼]AI 시대의 明과 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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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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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전문가들이 인공지능(AI)과 로봇·알고리즘·자율주행차와 같은 기술발달이 중산층의 일자리를 빼앗고 계층간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인간의 두뇌는 역사상 가장 복잡한 조직체라는 주장이 무색할 정도로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소설에는 항상 자신이 만든 기계에 의해 정복당하는 인간의 최후가 그려지곤 한다.

AI를 활용한 기술들은 인류의 발전에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를 몰고 온다. 교통에서부터 교육·신약 개발·생산성 향상에 이르기까지 신기술은 인류의 생활에 도움을 주고 취약계층의 삶을 향상시킨다. 신기술은 전통적인 컴퓨터들이 할 수 없었던 예측성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한다.
물론 기술 발달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공포감도 존재한다. 특히 AI와 같은 최첨단 기술이 인간의 직업, 최소한 양질의 직업 정도는 빼앗아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우선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게 쉽지만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게 어렵다는 '모라벡의 역설'을 보자. 미국의 로봇 과학자인 한스 모라벡과 동료들은 1980년대에 인간이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은 AI와 같이 아무리 발달된 컴퓨터에게도 어렵다는 주장을 내놨다. 대부분의 인간은 쉽게 걷고 말하고 걷고 몸을 움직여 물건을 조작하는 등의 행동을 한다. 반면 아무리 똑똑한 기계라고 해도 계단을 오르거나 문을 열고 공을 차는 것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행동을 쉽게 하기 어렵다.

오늘날의 알고리즘은 대량의 정보가 제공되는 상황에서 일정한 패턴을 읽는 데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비정기적인 조건이나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을 해결하는데 있어서는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다루기 위해서는 경험이든 본능이든 사회적 인지 능력이 됐든, 잘 훈련된 인간이 필요하다.
최근 발달된 컴퓨터들은 왜 반드시 특정 행위를 해야만 하는지와 같은 당위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한다. 단순한 코드 분석으로 이면에 어떤 숨겨진 편견이 있는지도 기계는 알기 어렵다. 의료기기의 활용에서 보여지듯 반복적인 행동에 '해석'이 가미되는 상황에서 잘 숙련된 인간은 항상 최상위 의사결정자의 역할을 한다.

물론 기계가 갖는 이런 한계들은 오늘날의 얘기다. 앞으로 상황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하는 일의 본성 역시 바뀌기 마련이다. 20년, 50년 전의 직업과 현재의 직업은 상당히 다르다. 새로운 컴퓨터 알고리즘이 탄생한다고 해도 이런 변화를 충분히 숙지하고 경제를 관통하는 능력을 갖추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방대한 데이터 축적이 바탕이 되는 디지털 미디어나 전자상거래 산업은 AI의 창조력을 이제 막 촉진시켰다. AI의 적용으로 보건·교육·건설 등 분야의 직업들이 실질적 영향을 받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선진국의 고령화 등 빠른 인구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는 적절한 변화인지도 모른다.

공공정책들은 인류가 AI 시대를 어떻게 열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와 경쟁이지 많은 사람들을 뒤쳐지게 만들 기술의 진보에 따른 강한 독점력의 발현이 아니다. 중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정책결정자들은 동시에 기초 과학에 대한 지원도 함께 늘려야 하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기술들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인적·물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기계가 지배하는 인간사회를 주제로 하는 소설이 언젠가는 들어맞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인류는 인간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기 위한 강력한 수단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이먼 존슨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 前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 번역: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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