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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시선]정당이 보이지 않는 대선

최종수정 2017.04.29 04:01 기사입력 2017.04.2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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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대선 주자들의 토론이 한창이다. 무엇보다 후보 검증이 중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경험 때문이다. 모든 후보는 저마다 자기가 적임이라 한다. 하지만 울림이 없다. 21세기 한국사회를 안심시킬 수 있는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 후보 개인 탓이라 할 수는 없다. 구조적인 문제이다. 특히 정당이 문제이다. 물론 누가 되어도 박근혜보다 나을 것이다. 반면 누가 되어도 세상이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대통령은 초인적 능력을 가져야 한다. 다른 나라의 수반과 다르다. 갖가지의 내치와 대외 정책이 결정을 기다린다. 수 천, 수 만 자리의 공직 인사를 해야 한다. 할 때는 좋지만 책임도 져야 한다. 국가의 상징으로서 국민과의 친화도 빼놓을 수 없다. 이것은 기본이다. 강하지만 불편한 주변국가들, 이들 자체도 문제지만 이들과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삶의 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 수준이다. 조선 해운업체의 몰락은 어쩔 것인가. 낮은 이자율에 버티고 있는 천문학적인 가계부채를 그냥 둘 것인가. 전문성이 없다면 말 꺼내기도 겁이 날 이러한 문제를 대통령이 해결해야 한다.

그 일차적 시금석은 선거공약이다. 실상은 어떠한가. 좋은 말은 다 갖다 붙인다. 다른 캠프의 것도 서슴지 않고 베낀다. 그러다보니 공약에 영혼이 없다. 선거캠프의 글짓기에 불과하다. 자기 공약집 한 번 제대로 읽어본 후보가 얼마나 될까 의아스럽다. 공약에 대한 신뢰가 있을 수 없다. 경제민주화는 무엇이며 아파트 원가공개는 무엇인가. 동네 구멍가게도 그렇게 장사 안한다. 먹튀들의 작문정치다. 집권 후의 현실에 맞닥뜨리면 몇몇 싱크탱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물론 재벌의 입김이 강하다. 적폐의 으뜸이라 할 토지불로소득에 대해서는 입도 떼지 못할 분위기다.

대선이 코앞에 닥친 지금에 와서 이러한 구조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2022년 다음 대선을 위해서라도 무엇이 근본문제인지는 밝혀야 할 것이다. 그때까지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민주적 리더십으로 실천할 수 있는 대통령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바로 정당이 할 일이다. 그러라고 세금 거둬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원하는 것이다.

정당은 우선 정치인을 훈련시켜야 한다. 독일의 메르켈 수상 역시 이러한 과정을 통해 권력을 쟁취했다. 그의 역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여러 정적과 마주했다. 그들과 논쟁을 했고, 그 과정에서 정책노선이 결정됐다. 더불어 자질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진다. 내부검증과정은 냉정하다. 메르켈의 전임 수상 슈뢰더에 맞섰던 바이에른의 영주 슈토이버, 철옹성과 같은 권력을 구축했던 그 역시 당내 노선투쟁 과정에서 탈락했다. 선거에서 패배해서가 아니다.
정당이 정치가를 만들고 그는 정당의 이름으로 출마를 한다. 정치공동체는 1인의 지도자가 아니라 정당을 주도하는 세력이 이끌어나간다. 메르켈이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05년 연방수상이 되어 3선을 하고, 이제 4선에 도전한다. 정책은 장기간 토론을 통해 체계적으로 마련된다. 공약은 일개 정치인이 아니라 정당이 보증한다. 메르켈의 기민당(CDU)은 70년이 넘었고, 슈뢰더가 대표했던 사민당(SPD)은 100년이 훌쩍 넘었다.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국민을 의식하는 정당이라면, 탄핵정국에서부터 지금까지 광장의 함성을 정치적 언어로 전환하도록 진력했어야 했다. 대통령 하나 바꾸자고 엄동설한에 촛불 들고 나선 것 아니다. 개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정치문화가 단기에 바뀌지 않고, 이른바 적폐는 사회경제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문제의식이다. 그 성패는, 기든스 말을 빌자면 민주주의체제를 민주화하느냐에 달려있다. 국가공동체와 시민 사이에 있는 정당이 관건이다.

김환학 서울대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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