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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무 칼럼]가치상실을 가치창출로 바꿔야 한다

최종수정 2017.03.30 10:04 기사입력 2017.03.3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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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무 팍스넷 대표

김영무 팍스넷 대표

길거리를 지나면서 우리 눈에 가장 익숙하게 다가오는 것이 사람크기와 같은(등신대) 연예인 입간판이다. 너무도 많은 곳에서 자주 눈에 띠다보니 내 형제 자매나 가족 같은 친근함마저 든다. 거기에 한눈에 봐도 너무 예쁘고 잘생기다보니 거부감도 아예 없는 실정이다.

이는 TV 광고와 판매점 간 고객들이 느끼는 거리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사물에 아이디어를 더하는 '엠비언트' 마케팅 전략이다. 엠비언트는 '주위의'라는 뜻으로 기존 매체의 틀을 벗어나 생활속 사물에서 크리에이티브를 실현하는 것이다. 친숙한 옥외 공간에 광고를 삽입한다는 점에서 큰 이슈를 만든다.

얼마전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 시작전에 나오는 광고를 가만히 살펴보니 천편일률적으로 예쁜 여자 연예인, 잘생긴 남자 연예인이 등장한다. 대한민국의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다 나온 듯 하다. 영화가 끝나고 길거리를 걸으면서 역시 눈에 확 띠는 것은 등신대 입간판이다. 출출한 시간이라 소주 한잔 기울이려 음식점을 찾았더니 그 역시 소주와 맥주 등 주류 광고에 등장하는 예쁜 연예인 모델 사진이 온통 가득하다. 이러한 일상이 나에게만 한정되는게 아니고 특정 계층에만 통용되는게 아니다. 대한민국의 눈에 보이는 일상이 예쁘고 잘생긴 쪽으로 중독되고 있다. 매번 얼굴만 볼까? 아니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과 액세서리 가방 신발 등등으로 눈길이 이어진다. 마치 그 옷을 입으면 나도 그러한 맵시가 나오고 예뻐질 것이라는 착각이 현실처럼 느껴진다.

대한민국이 극단적인 한쪽으로 쏠려지고 있다.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가치들이 서로 경쟁하며 이겨낸 쪽만이 생존하는 것과 같은 '가치상실의 시대'가 급격해졌다. 각각 저마다 원하는 바를 행하면서 느끼는 가치는 더 이상 설 곳이 없어졌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다수결의 가치'만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버린 셈이다. 돈, 권력, 미모 등 삶에서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들이 다른 가치를 모두 삼켜버린 양상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나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구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통령이라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서 기업들로부터 돈을 뜯어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일에 급급했다. 나라의 미래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보다는 얼굴을 뜯어 고치고 머리를 매만지는 소소한 일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건도 참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이 뭐가 아쉬워서 또 돈에 집착하며 탐욕스런 행태를 보였을까. 우리나라 지배계층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대통령과 기업총수 또한 일반인들이 쫓고 있는 가치에 매달려 안달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존경이라는 가치, 배려라는 가치, 무소유의 가치, 배움이라는 가치, 리더라는 가치 등 인간의 삶에는 우주만큼 넓은 가치가 있다. 대통령이 된들, 기업총수가 된들, 대학교수가 된들, 법조인이 된들 똑같은 욕망의 굴레를 돌리는 사회의 미래는 불보듯 뻔하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지향점을 향해 달려간다. 파이는 작은데 뜯어먹으려고 달려드는 수는 많다보니 돈, 권력, 미모 등의 가치는 이미 기울어져서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을 정도로 가파라졌다. 이미 그 가치에 근접한 사람들은 끈을 내려서 자식과 친인척 등을 끌어올려주고 있다. 사다리가 없어진 전형적인 '수직계급사회'로 전락한 꼴이다. 그 다음은 뭘까. 고립후 멸망이다. 역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욕망의 바벨탑은 반드시 무너진다는 것을.

올라간 사람이 내려오고 다른 가치로 갈아타는 수평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지배계층은 그들만의 가치를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 가치창출이 미래다. 애초부터 금수저, 흙수저는 존재하지 않는다. 젊은이들에게 기울어진 사회를 얘기할게 아니라 기울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가르쳐야 한다. 결코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고.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식할 때 넓은 들판에서 당당히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야 한다.

김영무 팍스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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