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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단弄단]우리 사고와 관련한 '색깔론'

최종수정 2017.03.22 09:36 기사입력 2017.03.2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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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한화증권 편집위원

백우진 한화증권 편집위원

노란색 물감과 파란색 물감을 섞으면 녹색이 된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노란색과 파란색은 빨간색과 함께 색의 삼원색을 이룬다. 삼원색 물감의 배합에서 수많은 색채가 나온다. 가장 기본적인 배합은 노랑과 파랑, 파랑과 빨강, 빨강과 노랑, 이 세 가지다. 따라서 노란색과 파란색을 섞는 것은 산수로 치면 '하나 더하기 둘'이나 마찬가지다. 그 결과가 셋이라는 것을 설명하지 않는 것처럼, 노란 물감과 파란 물감을 같은 비율로 혼합하면 녹색이 되는 현상도 많은 사람들이 기초적인 사실로 여긴다.

이 현상은 그러나 일정한 원리가 작용한 결과다. 그 원리를 이해하려면 빛의 삼원색과 그 혼합의 결과를 배워야 한다. 빛의 삼원색은 적(赤), 녹(綠), 청(靑)이다. 적색빛과 녹색빛을 흰 벽면의 한 곳에 비추면 노란색이 된다. 녹색빛과 청색빛을 같은 방식으로 섞으면 '시안'이라고 불리는 파란색이 된다. 청색빛과 적색빛을 혼합하면 '마젠타'라는 붉은색이 나온다.

이제 원리를 설명한다. 우리가 인식하는 물체의 색채는 물체가 반사한 색이 혼합된 것이다. 노란색은 적색빛과 녹색빛이 반사돼 섞인 혼합색이다. 달리 말하면 노란색은 물체가 빛의 삼원색 중 청색을 흡수해서 나타난다. 파란색(시안)은 적색빛이 흡수되고 녹색빛과 청색빛이 반사되면 보이는 색채다. 붉은색(마젠타)은 녹색빛이 흡수되고 청색빛과 적색빛이 반사되면 생긴다.

마지막 단계다. 노란색 물감과 시안 물감을 같은 비율로 섞으면 녹색이 되는 이치를 설명할 때다. 노란색 물감은 청색빛을 흡수하고, 시안 물감은 적색빛을 흡수한다. 혼합된 물감은 청색빛과 적색빛을 흡수한다. 그 결과 녹색빛만 반사되고, 우리 눈에 녹색이 보인다. 같은 이치로 시안 물감과 마젠타 물감을 혼합하면 파란색이 되고, 노란색 물감과 마젠타 물감을 혼합하면 빨간색이 나온다.
노란색 물감과 시안 물감을 더하면 녹색으로 보이는 현상은 이처럼 빛의 혼합 두 가지와 색의 반사 원리만 알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이해한 뒤에도 쉽게 설명하거나 바로 떠올리기가 만만치 않다.

왜 그럴까. 기존 지식과 인식의 틀을 뒤집고 새로운 지식과 원리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창하게 말하면 색의 본질 및 혼합과 관련해 '코페르니쿠스적인 인식의 전환'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색의 혼합과 관련한 지식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치며 나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사고하는 방식을 생각하게 됐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습득한 지식과 세계관을 지키는 데 집착한다. 또 무리를 지어 같은 견해를 교류하고 강화하며 선교사적 사명감으로 전파에 나선다. 우리 편의 지식이나 세계관이 사실에 의해 구멍이 나거나 더 설명력이 높은 새 이론이 등장해도 전향하지 않는다. 사고가 경직돼 바꾸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모두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이 경계하라고 한 '동굴의 우상'과 '극장의 우상'에 빠진 것이다.

기존 지식의 틀에 스스로를 가둬서는 세상의 실체를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의 지식체계를 사실과 논리에 비추어 끊임없이 고쳐나가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祖師)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는 당나라 임제(?~867) 선사의 일갈을 우리는 자신의 기존 생각을 가다듬는 데에도 적용해야 한다.

백우진 한화투자증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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