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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단弄단]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돼야 할 3가지 이유

최종수정 2017.02.24 08:28 기사입력 2017.02.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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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천 전 국회 보좌관

최병천 전 국회 보좌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여부가 쟁점이다. 현재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표시광고법의 5개 법률 위반에 대해 검찰 고발 여부를 ‘독점적으로’ 결정한다. 이를 전속고발권이라고 한다. 공정위의 기본 임무는 4가지이다. 첫째, 반독점 경쟁촉진. 담합 등 카르텔 규제가 해당한다. 둘째, 경제력집중 억제. 일감몰아주기, 순환출자, 출자총액제 등 재벌규제가 해당한다. 셋째, 불공정거래행위 규제이다. 흔히 말하는 갑을(甲乙)관계 문제가 해당한다. 넷째, 소비자 보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공정에 관한 ‘정보’의 특징이다. 공정위가 관할하는 4가지 임무 중에서 재벌의 경제력집중 억제를 제외한 나머지 것들은 ‘당사자만 알 수 있는’ 정보이다. 예를 들어, 담합 정보는 담합을 했던 갑A와 갑B만 알 수 있는 정보이다. 그리고 갑을관계에 해당하는 불공정거래 정보는 갑질을 한 갑A와 갑질을 당한 을B만 알 수 있는 정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보를 아는 당사자’에게 고발권을 부여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효율적이다. 왜냐하면, 불공정거래 행위 정보 자체가 ‘당사자만 아는’ 정보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기업체가 100만개가 넘는데, 어디서 갑질이 벌어지고 있는지 세종시에 있는 공정위 공무원이 전부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며느리도 모르고, 시어머니도 모르고, 공정위 직원도 모른다. 공정위 직원은 전국적으로 약 550명인데, 전속고발권을 틀어쥐고 수백만 개 업체의 불공정을 감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황당한 것이다. ‘당사자만 알 수 있는’ 정보는 당사자끼리 해결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통해 도와줘야 한다. 그게 가장 합리적이다.

둘째, ‘불공정 정보를 아는’ 당사자들이 갑(甲)의 횡포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시장경제의 미시경제학적 본질은 정보-의사결정-인센티브를 통일시키는 것이다. 정보가 있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자면, ‘불공정 정보를 갖고 있는’ 피해당사자인 을(乙)이 갑(甲)에 대해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전속고발권 폐지와 더불어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를 함께 도입해야 하는 이유이다.

셋째, 공정위의 본질적인 미션은 ‘경쟁촉진위원회’인데, 공정위 자체도 ‘경쟁촉진’의 대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공정위는 검찰과 경쟁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제 도입을 통해 민간인 피해당사자와 경쟁해야 한다. 공정위가 검찰과 경쟁하고 민간인과 경쟁하는 체제가 바로 ‘미국식’ 공정거래법 체계이다. 경제학 이론에 의하면, ‘민간독점’과 ‘관료독점’은 이론적-실천적 폐해가 동일하다. 경쟁촉진을 본질적 미션으로 하는 공정위가 자신들의 권한(=전속고발권)에 대해서는 독점을 유지하려는 것은 참으로 뻔뻔한 ‘철학적 자기배신’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남소(濫訴)가능성 때문에 중소기업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반대 주장을 짚고 넘어가자. 공정위 미션은 ①카르텔 규제 ②경제력집중억제(=재벌규제) ③불공정거래행위 규제(=갑을관계) ④소비자 보호이다. 이중에서 도대체 ‘어떤 남소’가 우려된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중소기업은 ‘재벌규제’ 대상이 아니다. 중소기업이 ‘카르텔’을 한다면 보호할 이유가 없다. 중소기업이 ‘갑질’을 한다면 그것은 ‘재하청 회사’에게 하는 것이기에 보호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옥시사태에서 보듯 중소기업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다면 역시 보호할 이유가 없다. 공정위가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공정위를 위해 국민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독점’은 반드시 해체되어야 한다.

최병천 정책혁신가(전 국회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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