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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아베의 공습은 역사 지우기, 국교단절해야"

최종수정 2017.01.10 07:11 기사입력 2017.01.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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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편집위원]한국 외교에 삼각파도가 몰려왔다.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협공을 당하고 있는 한국에 일본은 파상적인 외교 공세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빈손일 정도로 속수무책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8일 한 공영방송에 출연해 "일본은 한일 합의에 따라 10억엔(약 103억 원)을 출연했다"면서 "한국은 서울과 부산의 소녀상에 대해 제대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는 "2015년 12월의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라는 것을 (한일 양국이) 서로 확인했다"면서 "한국은 이 합의를 정권이 바뀌어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 5일 미국에서 열린 한일 외교차관회담에서 소녀상 철거를 주장했다가 답을 얻지 못하자 6일 주한 일본대사·부산 총영사 일시 귀국, 한일 고위급 경제협의 연기, 통화스와프 중단 등 한국 경제와 외교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내용을 한꺼번에 발표했다. 한국의 국정 공백과 미국 행정부 교체기를 노린 일본의 기습에 우리 정부가 꼼짝없이 당하는 형국이다.

아울러 한국은 중국, 일본, 미국 등 세계 3대 초강대국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고립무원의 처지가 됐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며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중국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등 강경 조치를 내놓고 있고 미국은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한국 기업에 부담을 배가할 수 있는 국경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박근혜 정부를 성토하고 일본에 분노를 표출했다.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무능외교"에 책임이 있다며 합의 교섭문서를 공개하고, 합의를 원천 무효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역사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듯한 상황이 연출돼 개탄스럽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외교, 굴욕외교가 일본의 후안무치한 보복을 불렀다"면서 "이제라도 정부는 위안부 합의의 진실을 낱낱이 공개하고 잘못된 합의를 원천 무효로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우리 국민이 우리 땅에 소녀상 하나를 세우건 천 개를 세우건 일본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외교부도 일본의 몽니에 더 이상 끌려 다녀선 안 된다. 민간 차원의 문제를 외교 갈등으로 몰고 가는 일본 정부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 받아야 한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김모씨(ki****)는 "아베의 얄팍함과 간교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역사의 죄를 지은 자가 감히 돈 몇 푼으로 큰소리 치며 역사를 덮으려 한다. 역사는 어떠한 합의에도 지워지지 않는 사실 일뿐"이라고 주장했다. S*****은 "한국은 10억엔을 돌려주고 일본과 국교를 끊어라"면서 "일본은 더 이상 참지말고 돈 10억엔 받고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입다물어라"고 분노했다. 정모씨는 "위안부 문제는 협상대상이 아니라, 일본의 숙제다. 아베의 목표는 사과와 반성을 앞세운 역사 지우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하에 있는 우리 정부가 일본의 파상 공세에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안부 합의와 한·일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갈 수도 없고, 부산 소녀상을 정부가 나서 해결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현 상황에서도 고도의 정치적 결정이 요구되지만 결단을 내릴 주체인 대통령은 권한이 정지돼 있다. 황교안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차기 정부가 전면 대결을 택하더라도 승산은 낮아 보인다. 한국이 협상력을 높이려면 과거사 문제에서 한중이 보조를 맞춰야 하지만 중국이 응할지 미지수다. 중국이 응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 한국은 미중일 모두에게 밉보이는 사면초가 처지가 됐다. 외교부와 경제부처 고위 당국자들의 대오각성과 기민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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