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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칼럼] 내 인생과 사회의 주인공이 되자

최종수정 2017.01.03 10:44 기사입력 2017.01.0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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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희 박사

황세희 박사

60년 만에 찾아온 정유년(丁酉年)과의 만남이 시작됐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고 보내는 일은 삶의 여정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연례행사다. 그래도 신선한 향기를 발산하며 모든 이에게 찾아오는 새해는 매번 설레임으로 다가오며 새해가 재촉하는 신년 소망란에는 저마다의 꿈을 실은 미래의 청사진이 씌어진다. 물론 미래를 향한 희망이 행복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냉철한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어야 한다. 허황된 희망은 욕망의 또다른 이름이며 좌절과 절망, 그리고 분노라는 안타까운 결말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새해 소망을 묻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1위는 단연 건강이며 개개인이 처한 상황과 성향에 따라 다이어트·취직·여행·연애·재테크 등 다양한 바람이 열거된다. 꿈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여정은 아름답다. 또 꿈이 실현됐을 때 맛보는 성취감은 기쁨의 결정체다. 따라서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무작정 ‘꿈은 이루어진다’며 힘겨운 한계상황에 도전하기 보다는 꿈의 크기를 자신의 능력에 맞게 조절해 매 순간 기쁨을 만끽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예컨대 건강을 바랄 때도 본인의 몸 상태와 연령을 고려해서 희망을 피력해야 한다. 만일 고령자라면 “젊을 때처럼 병 없이 건강하고 싶다”는 소망보다는 “오래 살다 보니 보니 만성병이 찾아왔지만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아 외래 통원 치료만으로 병이 잘 조절되면 좋겠다”라는 희망을 품는 게 바람직하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은 장수에 동반되는 일종의 부산물이며 실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9명은 만성병을 가지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건강의학칼럼] 내 인생과 사회의 주인공이 되자

희망의 불씨도, 행복의 샘도 내 마음 속에 존재한다. 또 내 꿈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실현 시킬 주체도 나 자신이다. 따라서 당나라 고승 임제 선사의 조언처럼 희망을 향해 나가는 과정에서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어야 한다(隨處作主). 그래야 참된 진실과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立處皆眞). 만일 타인의 기준이나 시각에 의해 설정된 희망이라면 목표를 달성한 뒤에도 만족감 대신 공허한 갈증이 밀려오기 마련이다.

희망과 더불어 세상 일은 운칠기삼(運七技三: 모든 일의 성패는 운이 7할이고, 노력이 3할이라는 뜻)의 원리가 작동한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불굴의 의지로 원대한 꿈을 이룬 성공신화의 주인공도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헤쳐갈 수 없는 난관을 천운(天運)으로 극복한 경우가 많다. 반면 힘겨운 노력을 기울였지만 예상치 못한 불상사로 공든 탑이 무너진 사연도 드물지 않다. 따라서 희망을 좇아 최선을 다하되 집착은 버려야 한다.

아무리 좋은 꿈도 집착이 과할 경우, 혹여 실패하게 되면 우울증·불안증 등 정신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흔하다. 또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심혈관 질환·위장관 질환·암 등에 걸리기도 쉽다. 집착은 꿈을 재앙으로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지난 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천만 촛불 시위 영향으로 올해는 새해 소망 항목에 사회개혁을 염원하는 국민들도 많아졌다. 특히 박대통령에 대한 의혹과 분노가 쌓일수록 차기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연말(12월 28~29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깨끗하고(33.2%), 국민을 생각하며(14.1%), 국민과 소통하는(8.3%), 똑똑한(5.8%)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로 국민들은 청렴하고 자상한 인품으로 침체된 경제지표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초인(超人)의 등장을 염원하는 듯 보인다. 이런 바람을 타고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국민들은 초반에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열광할 것이다. 외모와 치장을 따라하면서 동질감을 느끼고,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라면 일시적이지만 심리적 보상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선출되건 과도한 기대와 희망은 시간이 흐르면서 실망과 허탈, 그리고 또 다른 형태의 분노로 변하기 쉽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지도자는 초능력자가 아니다. 그보다는 끊임없는 소통으로 양극화로 초래된 수많은 이해집단 간의 갈등을 조율하고, 협의와 양보를 통해 사회의 공동선을 이끌어 내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야 한다. 물론 이런 바람이 현실로 정착하려면 지도자의 능력뿐 아니라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끊임없는 감시와 견제, 그리고 격려가 필요해 보인다.

2017년은 내 삶의 주인도 나 자신, 국가의 주인도 주권자인 국민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는 뜻깊은 해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황세희 국립의료원 공공보건연구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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