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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칼럼]58년 만에 2년 연속 뒷걸음질 친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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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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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 53회의 무역의 날이다. 수출역군들의 피와 땀으로 적지 않은 실적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실적은 2연 연속으로 뒷걸음질 쳤다. 축제는 사라졌고 분위기는 우울할 뿐이다.

수출 통계는 실망스럽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5.6% 감소한 4970억달러로 예상된다. 지난해(-8.0%)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다. 수출로 경제대국 반열에 오른 한국의 수출이 2연 연속으로 줄어든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도 1957~1958년 후 근 60여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잘 나가던 '수출 한국호'가 고장 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수출이 줄어드니 수출 세계 순위가 지난해 6위에서 올해 8위로 내려앉고 또 총 무역규모도 901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1조달러 달성 이후 2년 연속 '1조달러'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수출 기업의 역동성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수출 '1억달러 탑' 이상 수상 기업이 5년 전 129개에서 55개로 급감했다거나 일정액 이상 수출 실적을 처음 달성한 기업에 주는 '수출의 탑' 수상 기업이 5년 새 1929개에서 1209개로 감소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150억달러 탑(SK하이닉스) 기업도 있었지만 올해는 50억달러 탑 고지에 오른 한화토탈이 최고액 수상 기업이다. 또 14년 만에 100억달러 탑 기업이 전무하다고 한다.

한국의 수출이 어쩌다 활력을 잃고 노쇠현상을 보이는가.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우선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부족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성장률이 연 6%대로 둔화된 데다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경기도 부진하다. 한국 수출산업의 구조적 문제도 있다. 조선, 철강,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의 비중이 높아 경기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자동차, 휴대폰 등 주요 품목의 해외생산이 늘고 중국 등의 추격과 선진국의 견제로 수출 길은 갈수록 막히고 있다. 수출에 대한 관심 감소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반발해 중국이 취하고 있는 유무형의 장벽 등 한국 수출 여건은 악화일로다. 그런데도 민관 합동으로 수출전략을 짜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무역투자진흥회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로 무기 연기됐다.

국내 정치 문제는 물론 대단히 중요하다. 헌법질서를 바로 세우자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동시에 경제, 수출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대외 여건상 내년 수출전망은 더 암울하다.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하지 말란 법이 없다.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이 부진하면 성장률이 하락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금리 인상 등으로 내수가 침체되고 부동산이 침체되는 데다 수출이 감소한다면 달리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비관만 해서는 안 된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불리한 여건도 있겠지만 달러 강세 등 수출에 유리한 국면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의 불굴의 개척정신도 살아 있다. 경쟁력있는 상품도 있다. 필요한 것은 정치권이 정국을 수습해 기업인들이 경제에 집중하고 수출 전선에 다시 뛰어들도록 하는 것이다. 대외 여건 변화에 휘둘리지 않도록 기업 체질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렇기에 국회의 책임이 가장 막중하다. 국회는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감사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처리 등을 해야 하는 운명의 한 주를 맞이했다. 국회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제위기가 더 심화될 수도, 혼란 시기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도록 철저히 조사해 기업이 기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수출을 늘리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온 국민의 시선이 이번 주 내내 국회로 쏠릴 것임도 잘 알 것이다. 모든 것은 국회의 결단에 달렸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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