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 북한은 24일 새벽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한 발 발사했다. 이 SLBM은 500㎞를 날아가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이 수중사출 기술에 이어 비행기술까지 상당 수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역시 나왔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고 합동참모본부도 그랬다. 함참은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한반도 안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행위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처럼 영악한 북한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 "그렇다"고 확답을 내릴 근거를 찾지 못한다. 북한 잠수함에 호되게 당하고서도 잠수함 전력 증강은 지지부진하다. 윤영하급 고속함을 18척 실전배치하고 노후 호위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신형 인천급을 6척 건조한 노력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최대 사거리 200㎞의 함대지 유도탄을 호위함에 실어 북한 핵심 시설 파괴 역량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낮춰보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대응 방향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문제의 근인(根因)을 해결하지 않고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탄도탄 방어능력이 취약하다면 그것을 강화하고, 잠수함 전력이 취약하다면 그것을 보강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다.현실은 그렇지 않다. 북한은 핵·경제 병진 노선을 추구하는 데 우린 재래식 전력 증강만 하고 있을 뿐이다. 전략에 전술로써 대응하니 항상 북한을 따라갈 뿐이다.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대화로 풀 수 있다면 최선이다. 그런데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 회담은 수포로 돌아갔다. 남북간 대화는 단절됐다. 그래도 대화는 해야 한다. 외교력으로 풀어야 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껄끄러운' 관계가 된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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