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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칼럼]양극화 해소로 국민의 행복지수 높여야

최종수정 2016.08.16 11:28 기사입력 2016.08.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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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에게 21세기 대한민국 중산층과 조선시대 왕의 삶 중 하나를 택하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전제군주제에서 왕은 부와 권력, 명예를 누리는 것은 물론 백성의 사랑과 존경도 독차지한다. 하지만 비행기로 지구촌 1일 생활권을 누리는 현대인의 시각에서 보면 그들은 바다 구경 한 번 하려고 해도 가마를 타고 몇 날 며칠 동안 고생 길을 가야 하는 측은한 존재다. 지금처럼 폭염이 닥쳐도 오직 궁녀의 부채질에 의지해 더위를 견뎌야 한다.

의학적 측면에서 보면 생활에서 오는 불편함보다 측은지심이 배가 된다.예컨대 왕들의 평균 수명은 46세로 2014년 우리나라 남성들 평균 수명 79세보다 33년이 짧다. 사망원인도 주로 등창·결핵·폐렴 등 감염병인데 지금 같으면 항생제 복용만으로도 완치될 수 있는 질환이다.
[건강의학칼럼]양극화 해소로 국민의 행복지수 높여야

실로 우리 사회 보통 사람들은 조선 시대 왕들은 꿈조차 꿀 수 없던 편리한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100세 시대를 설계하고 산다. 그런데도 삶에 대한 만족도나 행복감 낮다. 특히 인생의 황금기에 놓인 청년들은 일상으로 ‘헬(hell)조선’을 외치며 불행감을 표출한다. 이를 반증하듯 유엔 자문 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세계 행복 보고서 2016'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157개국 중 58위다.

반면 국제 사회가 평가하는 대한민국의 객관적인 지표는 눈부시다. 우선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총생산(GDP)에 따른 경제규모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다. 규모 뿐 아니라 신용도도 높아 지난 8일,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독일·캐나다·호주·미국에 이어 5위라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보다 한 단계, 일본보다는 두 단계나 높은 수준이다. 몇 년째 언론을 통해서 경기가 바닥이라는 말을 듣지만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국민들의 높은 역량을 발휘해 상대적으로 선전한 덕분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감탄하는 교육 수준 역시 독보적인데 70%를 웃도는 대학 진학률은 7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1위다. 또 IT 강국답게 스마트폰 보급률 역시 88%로 세계 1위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은 왜 세계인들의 찬탄 속에 눈부신 성장을 하면서서도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사는 것일까. 이에 대해 행복학(the science of happiness) 전문가들은 다양한 연구 를 통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행복감은 절대적인 부를 창출했을 때보다 ‘상대적’인 우월감을 느낄 때 찾아온다는 결과를 제시한다. 즉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인 나라에서 4만달러를 버는 사람보다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인 국가에서 1만달러를 버는 사람의 행복감이 더 큰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생활에 활기가 넘치고 매사에 끈기 있는 태도를 보이면서 성취감도 크다. 이런 긍정 에너지는 면역 기능을 높여 불행해 하는 사람보다 평균 9년 정도 오래 산다. 행복감이 장수를 위한 묘약인 셈이다.

불행히도 우리 사회는 1980년대 이후 일정하게 유지되던 노동소득분배율이 1997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하락했고 그 결과 상위 1%의 소득 비중이 급증하면서 양극화 사회로 치닫고 있다. 물론 중위 소득 이하 국민들의 소득은 정체상태다. 실제 동국대 김낙연교수가 2000~2013년 국세청 상속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국내 상위 10%에 속하는 부자가 전체 자산의 66.4%를 보유한다. 반면 하위 50%의 국민은 전체 자산의 1.9%만을 소유하고 있다. 게다가 이런 현상은 해마다 심해져 ‘빈익빈 부익부’ 사회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 양극화는 대다수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불행감을 안겨준다. 따라서 하루 빨리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흙수저론’으로 불행해 하는 국민들의 불만이 심각한 사회 병리 현상으로 폭발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각 분야 지도자들은 한 마음으로 합심해 인간의 모습을 한 따뜻한 자본주의를 우리 사회에 정착시킬 제도를 찾아 도입해야 한다. 사회 구성원간의 불평등 지수를 개선시키지 않고서는 국가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힘들다.

국민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려면 허황된 구호로 국민을 현혹시키는 대신 세계화 시대, 무한 경쟁 시대에서도 국민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묘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황세희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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