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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무 칼럼]이해불가한 재벌가 행태

최종수정 2016.11.10 10:52 기사입력 2016.08.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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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무 팍스넷 대표

김영무 팍스넷 대표

굳이 이렇게까지 할까. 2016년8월 대한민국 재벌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렇지 않을까 한다.

하나의 사건이나 현상을 보는 눈은 항상 양면적이다. '그럴 수도 있다'는 개연성과 '도대체 왜'라는 이해불가성. 물론 사건이나 현상을 보는 관점은 개인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렇지만 최근 재벌가의 행태는 완벽한 이해불가성이다. 티끌만큼의 개연성도 찾을 수 없다.

더구나 재벌가의 잇따른 추문은 어쩌다 한 번씩 나오는 일과성이 아니라 패턴화한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화로 고착화하는 건 아닐까 걱정마저 들 정도다.

예전의 재벌가 추문은 특혜를 얻기 위해 권력에 야합하거나, 사업과 관련된 로비 등 문어발식 확장을 위한 ‘성장성 추문’ 이었다면 최근엔 등 따시고 배부른 후에 나오는 ‘향유성 추문’으로 보인다.

땅콩 갑질로 촉발된 향유형 추문은 서막에 불과했다. 아직도 땅콩사건은 이해가 안 된다. 땅콩 한 봉지로 결국 비행기 회황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그 저변엔 과연 티끌만큼의 개연성을 찾을 수 있을까. 답은 '없다'이다. 부자는 가난한의 자의 '가난'에 대해서도 탐욕을 부린다는 말이 있다. 매번 하던 적당한 갑질에서 쾌감을 느끼지 못하다 보니 을을 후벼파면서 "너가 갈 때까지 가는 걸 보고 싶다"는 '사디스트 성 갑질'로 진화된 것이다.
'비행기 돌려'와 궤를 같이 하며 '차 돌려'하면서 운전기사에게 갑질한 재벌가는 한둘이 아니다. 수천 명 수만 명을 거느리는 재벌가가 자신의 생명과 곁을 항상 지켜주는 운전기사에게 주먹질 발길질 하는 걸 즐기는 게 가당키나 하는 일인가. 그것도 상습적으로 이 사람 저 사람 바꿔가면서. 역시 사디스트 성 갑질의 일환이며 스스로가 품격이 없다는 걸 드러내는 '저급한 재벌가'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동안 권력의 보호아래 무사태평하던 롯데가의 추문은 한꺼번에 고름 터지듯 나와 혀를 끌끌 차게 만들었다. 일본 롯데, 한국 롯데 이렇게 나눠지는 게 당연할 줄 알았는데 어쨌든 둘 다 다 먹겠다고 막장드라마를 펼치고 있으니 해도 너무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90세 넘어서도 왕좌를 내놓지 않으려는 창업주의 노욕에서 저절로 비롯된 비극이 아닐까 한다. 롯데가 장녀의 행태는 땅콩사태와는 다른 천박한 자본주의의 단면을 보여준 꼴이다. 돈이 되면 뭐든지 한다는 '잡식성 재벌'의 검은 속내를 드러냈다.

남편의 사망 이후 얼떨결에 기업을 떠맡게 된 최은영 회장의 '먹튀 사건'은 '어설픈 재벌가'의 전형이 됐다. 경영이 뭔지도 모르는 사모님이 남편이 죽었다 해서 기업회장을 차지하는 대한민국 기업의 현실이 먼저 개탄스럽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기업을 어떻게 운영했는지는 모르지만 파국을 맞게 됐다. 최 회장은 먼저 기업 파국의 책임을 철저히 져야 한다. 그런데 그 책임을 묻기도 전에 전형적인 사모님티를 드러냈다. 한진해운 채권단 공동관리 발표 직전 보유 주식을 팔아 치워 기껏(?) 30억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 그는 기업을 망하게 했으면서도 여전히 수천억 대 재산을 갖고 있다. 참 볼썽사납다.

국내 재벌가의 선두를 달리는 삼성은 어떤가. 역시 재벌 1위답게 역대 최고인 1조원이 넘는 이혼 재산분할 소송에 휘말렸고, 참 보기도 민망하고 망측한 동영상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삼성의 역사성이 개인들의 사적인 부분에 희석되면서 가치 절하되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6·25 전쟁 이후 빈 공간으로 남아있던 대한민국의 지배층은 권력과 돈으로 메꿔져왔다. 그것도 먼저 차지한 놈이 임자라고 어중이떠중이가 쇄도하면서 전통과 문화는 없고 오로지 권력과 돈만이 우선시 돼왔다. 돈으로 자신들의 본능을 충족하는 재벌가가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어렵게 삶을 지탱하는 이에게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재벌가의 모습을 보는 건 이룰 수 없는 꿈일까 두렵다.

김영무 팍스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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