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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걸 칼럼] 대학 구조개혁,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최종수정 2016.07.25 12:37 기사입력 2016.07.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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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걸 세명대학교 총장

이용걸 세명대학교 총장

우리 경제와 사회 발전에 있어서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교육을 통해 산업 발전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들을 공급했고 민주주의, 문화, 삶의 질 향상에도 교육이 크게 기여했다. 그동안 소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크게 늘어난 고등교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설립 준칙주의, 졸업정원제 등이 시행되었고 그 결과 대학 수는 크게 증가했다.

1990년에 224개(일반대학 107, 전문대학 117)였던 대학이 2000년에는 319개(일반대학 161, 전문대학 158)로, 2015년에 327개(일반대학 189, 전문대학 138)로 늘어났다. 교육대학, 산업대학, 사이버대학 등을 합치면 무려 433개에 이른다.

대학 수는 크게 증가한 반면 저출산에 의한 학생 수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얼마 전 한 언론에서 중2 재학생 수가 40만명대로 줄었다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우리나라 중, 고, 대학 시스템이 60만명을 중심으로 짜여 있는데 이제부터 급격하게 다가오는 인구절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국가적으로 중대한 과제가 됐다. 교육부도 이러한 인구절벽에 따른 대학교육시스템의 변화, 즉 대학구조개혁에 필요성을 느끼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노력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인적자원이 국가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우리의 경우 대학구조개혁을 어떻게 추진하는가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대학구조개혁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수도권과 지방대학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이 모색돼야 한다. 일부에서는 대학구조개혁도 시장원리에 맡겨야 된다고 주장한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방대학이 교육과 연구기능이 더해 지역 경제 및 문화발전, 지역 지식기반의 중심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에 젊은 사람을 유지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는 점을 감안할 경우 대학구조개혁을 단순히 시장원리에 맡겨 놓는 것은 무리이다. 대학의 지역·공간적 배치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둘째 대학 간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학 중 경쟁력 있는 대학은 대학원 중심, 연구 중심 대학 역할을 수행하고 여타 대학과 지방대학은 교육 중심 대학으로 역할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 지금도 부분적으로는 이런 역할분담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학생 정원을 중심으로 볼 때는 미흡한 측면이 많다. 연구중심대학의 경우에는 대학 학생 정원을 감축하는 대신 대학원 정원확대 및 국가 R&D 예산 지원을 통해 세계적 대학과 경쟁토록 해서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셋째 모든 대학의 입학정원을 조금씩 줄어나가는 방법보다 대학의 통폐합을 촉진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대학 정원을 조금씩 줄여갈 경우 사회적 반발은 적을 수 있으나 소규모 대학을 양산할 우려가 있다. 통폐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퇴출하는 대학에 대한 인센티브를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대학교육에 기여한 점들을 감안해 일정한 지원책이 강구돼야 한다.

넷째 통폐합 이후 남겨진 건물 및 부지 활용계획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엄청난 투자가 이뤄진 지방대학의 경우 사전계획이 없이 몇 년만 방치하면 건물 등이 금방 노후화되어 사회적 낭비가 클 우려가 있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통폐합되는 대학이 함께 활용계획을 사전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학구조개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중. 고교는 대부분 국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므로 국가가 계획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대학은 모두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대응 방안도 하나로 모으기 어렵다. 다양한 방안만 논의되다가 시간을 그냥 흘려보낼 가능성이 크다.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우리 사회 전체에, 특히 수도권 이외의 대학과 지역사회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길 우려가 크다. 교육시스템은 한번 흐트러지면 다시 구축하기 쉽지 않다. 대학구조개혁에 교육부뿐만 아니라 관련 부처, 국회 등 모두의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이용걸 세명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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