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김영무 칼럼]17년 만의 팍스넷 상장

최종수정 2016.08.10 14:10 기사입력 2016.07.14 11:00

댓글쓰기

김영무 팍스넷 대표

김영무 팍스넷 대표

기업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기업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사람보다 그 궤적은 더욱 변화무쌍하다. 스케일이 큰 만큼 디테일은 더욱 섬세하기 때문. 그래서 일까 고점과 저점의 괴리감도 더욱 크다. 그렇지만 수렴단계에선 같다. 사람과 기업 모두 '내 삶, 또는 내 일에 대해 얼마나 미쳤는지'에 따른 것이다.

팍스넷이 8월초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1999년 설립이후 17년 만이다. 주식시장을 업으로 하는 팍스넷이 이렇게 오랜 기간을 지나서 상장하는 건 스토리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17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팍스넷은 1% 미만 주주들이 29.72%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엄청 높다. 일단 여기서부터 나름의 흥미가 유발된다 하겠다.

팍스넷 창업자는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해 시스템트레이딩을 개인투자자들에게 최초로 선보였다. 외환위기 이후 대세 상승장에서 매수매도 신호가 적중, 트래픽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PC통신에서 유명세를 날리던 전문가를 섭외해 사이트에서 활동하도록 한 것. 거래소,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시황, 종목추천 커뮤니티가 급성장하며 팍스넷 시대가 열렸다.

쥬라기, 백경일 등 팍스넷 유명 필진의 게시물 조회 수는 10만건에 육박하기도 했다. 팍스넷에서 활동하는 필진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면서 필진이 되기 위한 회원들의 경쟁이 폭발적으로 일었다. 당시 전 세계 웹사이트 랭킹을 매기는 알렉사닷컴은 팍스넷을 세계 43위로 선정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국내 벤처 1호 투자기업으로 팍스넷을 지목했다. 뒤이어 히카리통신도 투자에 나섰다. 당시 주당 가격이 각각 2만5000원, 4만5000원에 들어온 것이다.

인터넷 사업 확대를 위해 IT개발자, 은행과 증권 등 금융기관, 기자출신 경력직 채용이 봇물을 이뤘다. 해외에도 눈을 돌렸다. 일본, 대만 등에 팍스넷 성공 모델 현지화를 겨냥한 것이다. 시스템트레이딩 유료 컨텐츠 사업과 해외사업은 결국 실패했다.
2002년 SK텔레콤과 제휴해 ARS 유료 전문가 컨텐츠 사업을 오픈했고 매출이 급증했다. 이어 SK텔레콤에서 팍스넷 매각 제안을 해왔다. SK텔레콤은 당시 2010년을 향한 새로운 비전으로 웹과 모바일 기반의 금융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인터넷은행·증권·보험·카드의 대표 브랜드로 모네타를 론칭하고 거점으로 팍스넷을 선택한 것이다.

2006년 SK텔레콤에서 금융 사업을 포기하자 모네타는 독자 생존을 위해 주력 사업으로 보험 사업에 뛰어든다. 이듬해 모바일 사업과 보험 사업의 경험을 살려 금융 컨텐츠와 휴대폰분실보험을 결합한 융합 상품을 출시하고 매출이 늘면서 흑자가 확대된다.

이어 2010년에는 토마토TV, 한경와우TV가 자웅을 펼치던 증권TV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팍스TV를 개국했다. 2013년에는 SK그룹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 때문에 팍스넷을 KMH에 매각했다. 그룹 지주사 체제를 갖추려면 SK 손자회사인 SK플래닛은 종손회사인 팍스넷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경영권을 매각해야 했기 때문이다. 팍스TV는 지난 2014년 말 인적분할을 통해 분사되면서 아시아경제TV로 재탄생했다.

어찌 보면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팍스넷의 역사는 이제 상장으로 다시 쓰게 됐다. 지난 3년여 동안 팍스넷은 대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독자생존의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사업과 인적 구조조정이 수반됐고, 작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4.1%(2013년)에서 21.2%로 수직 성장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1.89%에서 15.01%로 치솟았다.

이번 상장은 10여년 동안 눈물과 연민으로 점철된 개인투자자들을 그나마 위로해 줄 수 있는 작은 모멘텀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팍스넷을 믿고 기다려준 주주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팍스넷은 금융과 컨텐츠를 사업의 양대축으로 삼아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투자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 확신한다.

김영무 팍스넷 대표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