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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용 칼럼]'헌정치 반민주 협의체'로 당명을 바꿔라

최종수정 2015.09.14 11:02 기사입력 2015.09.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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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용 전북대 초빙교수

윤승용 전북대 초빙교수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일이 오늘로 꼭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는 와중에도 각 정당마다 당권이나 당내 경선방식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보면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런 와중에 유난히 볼썽사나운 동네는 단연 새정치민주연합이다. 문재인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 내의 움직임은 총선을 코앞에 둔 제1야당의 모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꼴불견이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혁신위원회의 각종 혁신안에 대해 사사건건 이의를 제기하고 어깃장을 놓는 비주류의 행태도 문제지만 이를 원만하게 수습해야 할 당대표가 마치 협박하듯 자신의 진퇴를 내세우는 것도 한심하다.

정치컨설턴트 박성민이 지적했듯이 문재인 대표가 '당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분당은 없다. 높은 지지 속에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며 현실을 안이하게 인식하고 있는 점이나 '주류만 혁신이고 비주류의 주장은 기득권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새정치연합의 현 사태가 진정되기란 난망해 보인다.

문 대표나 직전 지도부였던 김한길, 안철수 의원의 대립과 반목, 그리고 한때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원내대표를 지내고 4년 전에는 민주당의 개혁특위 위원장까지 지낸 천정배 의원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면서 역시 박성민이 천명했듯이 이대로 가면 새정치연합의 내년 총선 참패는 불문가지일 듯싶다. 하긴 굳이 이런 외부인사의 진단이 아니더라도 안철수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이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당 내 전략통인 민병두 의원도 새누리당의 1당 독재가 가능한 수준인 충격적인 선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당지지율을 보아도 새정치연합의 지지부진함은 이제 일시적 현상이 아닌 고착화한 형태임을 잘 보여준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4월 15%포인트 차이였던 새누리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지속적으로 벌어져 9월 둘째 주 들어서는 44%대 22%로 무려 더블스코어를 기록 중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새정치연합의 내년 공천권을 둘러싼 당 내 내홍은 해결되기는커녕 갈수록 심각해져 가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이 나름 정책과 가치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해 보면 더욱 그러하다.

지난 4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국회에서 행한 원내대표 연설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자'는 제목의 연설에서 '통합과 치유'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갈 것'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임을 주창했다. 보수여당 대표의 발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혁신적인 내용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연설을 보면서 '아,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은 새누리당이 대승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김종인씨 등을 영입하면서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해 버리는 바람에 사실상 문재인 후보의 '복지 프레임'을 소멸시켰던 전례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또한 민주당과의 협치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나 지역화합론을 줄기차게 설파하면서 청와대와도 아슬아슬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정의화 국회의장 등의 행보도 새누리당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

뿐만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획가였던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해 말부터 내세우고 있는 '공진(共進)국가론'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진보적 요구와 주장들을 중도적 보수의 시각에서 융해해 한국사회의 대안적 발전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보수는 재벌 등 기득권층을 설득하고 진보는 노동계 등 약자, 소외계층을 설득하는 용기를 내서 함께 발전해 나가자'는 주장은 진보진영에게는 뼈아플 수밖에 없는 도전적인 주장임에 틀림없다.

여당이 이처럼 선거를 앞두고 이슈와 담론을 선점해가고 있음에도 새정치연합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는커녕 내년 총선 공천권을 노린 당권싸움에만 몰입하고 있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지지자들의 기대와는 아랑곳없이 정치의 발전이나 차기 정권을 되찾기 위해 전력하기보다는 내년 공천권 확보를 겨냥한 당권싸움에만 매달릴 거라면 차라리 당명을 새정치민주연합이 아니라 '헌정치 반민주 협의체'로 바꿔 다는 게 낫지 않을지 싶다.

윤승용 서울시 중부기술교육원장,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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