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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서재에서]천하의 高銀시인이 왜 수원에 왔겠는가

최종수정 2015.01.06 14:51 기사입력 2015.01.0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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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용 논설고문

윤승용 논설고문

윤승용 논설고문(얼굴)의 '리더의 서재에서'는 CEO와 경제지식인들의 지적보고(知的寶庫)를 탐방해 깊이있는 성찰의 결과들을 함께 음미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윤 고문은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국방홍보원장,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으며 저서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등을 출간했습니다.

◆세계문화유산 화성행궁을 품은 인문학 도시 '디자이너' 염태영 수원시장



한국의 대표 시인이자 노벨문학상 단골 수상후보인 고은 시인은 현재 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광교산 자락에 기거한다. 지난해 8월 20여년간 둥지를 틀었던 안성을 떠나 수원시민이 된 것이다. 고은 시인의 수원 이사는 염태영 수원시장의 집요한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4년 전 제26대 수원시장에 취임한 염 시장은 세계문화유산 화성행궁을 보유한 효행의 도시임에도 '그저 그런 서울의 위성도시로 전락한 고향의 모습'에 절망했다. 그는 즉시 '인문학을 통한 사람중심' 도시로 거듭나게 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도서관 확충작업, 경희대ㆍ아주대 등 지역 대학들과 연계한 '수원학 정립'을 추진했지만 무언가 허전했다. 그러다 안성에 거주하는 고은 시인이 부인 이상화 중앙대 교수의 정년퇴임을 즈음해 거주 이전을 꾀한다는 소문을 접하고 '바로 이거다' 싶었다. 고은 시인을 수원으로 이주시키는 것이 '인문학 도시' 수원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는 이후 수시로 고 시인을 찾아가 설득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수원시민으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민선2기를 맞아 인구 120만명으로 한국 최대의 기초단체인 수원시를 '휴먼시티'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동분서주 중인 염 시장을 서가로 둘러싸인 집무실에서 만났다.

-고은 시인의 이주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
▲안성시에는 미안하지만 몇 년 전부터 집요하게 추진한 결과다. 고은 시인을 모시기 위해 생태박물관 용도로 매입해뒀던 광교산 자락의 개인주택을 리모델링해 제공했다. 고 시인도 "수원시대야말로 내 문학생활의 절정이 될 것"이라며 대단히 만족해 하신다. '수원포럼' 행사는 물론 지역의 각종 문화행사 참여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고려 때의 고승 진각국사 혜심(眞覺國師 慧諶)과 현오국사(玄悟國師)의 얼이 서려 있는 광교산의 기를 받아서 인지 이곳으로 온 후 건강도 더 좋아지시고 제53회 마케도니아 스트루가시(市) 축제 황금화관상과 제22회 공초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 중이다.(실제 인터뷰 직후 수원포럼 특강차 시에 온 고 시인은 "광교산은 중세시대 국사가 두 사람이나 나온 유서 깊은 산으로 산세의 은혜를 입을 예감에 차 있다"면서 "앞으로 수원의 귀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선6기 시정 목표가 '사람 중심 더 큰 수원'이던데 이게 무슨 뜻인가.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을 고려하지 않은 장기비전의 부재는 시민참여 배제와 도시양극화라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 민선5기는 소외됐던 '사람'을 시정의 중심에 두고 시민들의 의사결정이 행정 전반에 스며드는 협치 체제를 마련하는 전환점으로서 이를 바탕으로 시민참여예산제, 도시계획시민계획단, 마을만들기 등 시민참여를 통한 거버넌스 행정을 추진했다. 이러한 사람 중심 행정의 성과들을 기반으로 이제는 참여와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통합과 안전이라는 패러다임에 의한 수원시정의 혁신과 변화로 품격 높은 행정서비스를 통해 시민의 삶의 질이 더욱 높은 시민행복시대를 열어가는, 사람 중심의 더 큰 수원을 만들자는 것을 의미한다.
-인문학 중심 도시를 표방한 이유는.
▲지난 50여년간 인간 내적인 가치를 외면하고 물질주의에 초점을 두고 개발과 외적인 성장에만 매진한 결과 도시에는 양극화, 각종 사건ㆍ사고 발생 등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다. 특히 공동체 문화의 해체와 개인주의의 팽배현상은 큰 위기다. 수원은 정조대왕의 인간중심, 실학사상, 위민정신 등이 실증적으로 구현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있는 인문도시라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 수원'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 인문학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궁극적인 이유다.

-도서관 확충 및 독서문화진흥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던데.
▲4년 전 취임해서 보니 인구 110만의 대도시에 도서관이 어린이도서관 3개를 포함해 9개에 불과할 정도로 문화 인프라가 한심했다. 그래서 '도서관사업소'를 별도 조직으로 만들고 도서관 중장기 발전 기본계획을 세워 중점투자했다. 올해에만도 6개를 개관하는 등 2017년까지 11개를 더 확충해 시민들이 걸어서 10분 이내 도서관을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시민의 독서문화진흥을 위한 '생애주기별 인문학 강좌'와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직장인을 위한 '야간인문학강좌' '학교로 찾아가는 작가와의 만남'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매년 560여개의 다양한 강좌를 개설했다. 지난해만도 19만4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책 읽는 가족' 선정, '수원독서문화축제' 등을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수원시 직원들은 어떤가.
▲직원들이 인문학적 마인드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틈틈이 책을 읽어보자는 취지로 매달 추천도서를 1~2권 선정하고 월례조회 시 서너 명을 뽑아 책 선물을 하고 있다.

-청소년 특화도서관이란 게 있던데.
▲청소년들의 소양교육은 독서가 최고다. 그래서 선경도서관(수원학ㆍ역사), 중앙(노인복지), 영통(다문화), 서수원지식정보(문학), 북수원지식정보(예술), 태장마루(철학), 대추골(청소년), 한림(여행), 창룡(인권), 버드내(건강정보), 호매실(육아), 광교홍재(디자인), 슬기샘어린이(천문우주), 지혜샘어린이(환경ㆍ에너지), 바른샘어린이(멀티미디어) 등으로 그 지역 환경을 감안한 특화정책을 꾀했다.

-독서진흥을 추진하게 된 계기는.
▲대학 때 '양서운동'이라는 좋은 책 읽기 모임을 한 적이 있다. 엄혹한 군사정부 시절이어서 겉으로는 양서운동이라고 내걸었지만 사실은 사회과학서클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젊은 시절의독서가 나중에 자신의 삶의 지표를 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됐다. 독서를 통한 무한한 창의성과 상상력은 독서를 통해 시민 스스로 '생각의 힘'을 키워 합리적 사고력, 정서 안정, 심리 치유, 교양 함양, 상상력 배양, 타인에 대한 배려와 포용력 증진을 이루게 해주며 품격 높은 시민으로 성장시켜 줄 것으로 믿는다.

-'책 읽는 가족 공모사업'이란 게 무엇인가.
▲수원시에서는 가족 단위의 독서생활화를 통해 '책 읽는 도시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가정독서운동 캠페인으로 '책 읽는 가족'선정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가족 모두 도서관에 회원으로 등록하고 도서관을 활발히 이용해 다른 이용자들에게 모범이 되는 가족을 선정하는 것이다. 전년도 도서관 이용실적(도서대출)을 기준으로 '도서 대출량(독서량)' '이용 성실도(도서연체일수ㆍ도서연체회수)' '가족 참여도'를 평가항목으로 해서 '책읽는 가족'을 선정하고 수원독서문화축제 때 '책 읽는 가족 인증패'를 수여하고 있다. 올해에는 11쌍의 가족이 상을 받았다.

-시민들의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은.
▲먼저 독서문화축제를 꼽을 수 있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북콘서트, 인문학강좌, 문화공연, 체험 및 마당행사, 아름다운 책장터, 각종 전시회 등 도서관 고유의 기능과 역할에 맞는 내용으로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 또 매년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증도서를 접수받아 지역의 정보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사랑의 책 나누기'사업도 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9만5000여권을 기증받아 러시아 교민회, 해외동포, 군부대 등에 재기증했다. 아울러 책을 릴레이 형식으로 추천하는 리딩 챌린지인 '날아라 책나비'운동을 펼쳐 독서문화 활성화를 도모했는데 이외수 선생이 제게 책을 추천하신 것을 시작으로 박범신 작가나 고은 시인, 수원 시민 여러분 등 많은 분들이 독서추천 릴레이에 참여했다.

-도서관마다 '인문학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던데.
▲도서관은 인문정신문화 확산과 독서문화 활성화의 첨병이다. 도서관 인문학 프로그램 확산을 위해 '길 위의 인문학'이라는 강연과 탐방이 결합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예를 들면 '삶을 바꾼 만남을 찾아서' '어르신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지역 문학기행' '역사의 숨결을 따라 길을 걷다' '미술인문산책길' '미래의 통일한국, 인문학으로 미리 걷다' '기록문화를 돌아보며 옛사람과 이야기하다' '정조와 다산이 만든 화성, 그 속에 숨겨진 장용영의 위용' 등이 그것이다.

-공공도서관 외에도 민간의 작은도서관에는 어떻게 지원을 해 주고 있는가.
▲지역 내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2013년에 '수원시 작은도서관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 민간 작은도서관 6개소에 대해 시설리모델링 및 장서구입비를 1억4000여만원 지원했고 도서관 운영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작은도서관 운영자교육을 실시했다. 올해는 작은도서관 12개소에 2억원을 들여 시설리모델링 및 장서구입비를 지원했다. 수원시 등록 작은도서관 운영자 간의 정보교류 및 발전방안 모색을 위해 수원시 작은도서관협의회를 지난 7월에 창립, 민간 거버넌스 행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책은 어떻게, 어떤 시간에 읽는가.
▲평소에는 시정을 챙기느라 책 읽을 틈이 없지만 이동하는 차 속에선 가급적 책을 보려고 노력 중이다.

-현재 보고 있는 책은.
▲'미생'이다. 비정규직의 덫에 허덕이는 청춘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청와대 지속가능발전비서관 경험이 시정운영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지속가능발전비서관은 환경, 산업, 국토계획, 에너지, 갈등관리 등과 관련해 부처 간 조율자 역할을 하는 직책이다. 이러한 국정경험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활동하는 데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했다. 특히 갈등관리에 대한 시민참여를 극대화시킴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현격하게 줄이면서 동시에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기도 했다.

-2기째 임기를 시작했는데 임기 중 내세우고 싶은 업적 가운데 3가지만 든다면.
▲쑥스럽지만 수원시 청렴도가 날로 향상된 점을 먼저 꼽고 싶다. 75위→65위→58위→27위→6위로 마침내 지난해에는 1등급으로 치솟았다. 두 번째로 주민참여예산제, 시민배심원제, 마을르네상스사업 등 새로운 거버넌스의 모습을 보여준 점이다. 그리고 프로야구 10구단 kt-wiz를 유치한 것도 있다. 내년 kt-wiz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

◆염태영의 읽어보니, 좋던데요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요즘 우리 사회의 무수한 부정의적 현상에 대해 묻고 또 물어도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 2, 3> 유홍준ㆍ창비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일깨워준 고마운 책. 우리 땅과 문화유산에 대한 지은이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으며 인문지식에 대한 독자의 안목을 높여줄 것이다. 나 또한 우리 지역에 있는 수원화성에 대한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인생수업> 법륜ㆍ휴
 "인생의 황금기는 지금이다"라고 하면서 자기를 긍정하고 현재의 삶을 더 좋게 만들어가라는 인생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사는 방법을 터득하기를 바란다.

◆<가고 싶은 유럽의 현대미술관> 이은화ㆍ아트북스
 내년이면 수원에도 처음으로 미술관이 건립되는데 건립 준비를 하면서 이 책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 미술관의 탄생 배경뿐 아니라 건축 콘셉트, 컬렉션의 특성, 전시 프로그램, 작가와 작품에 얽힌 뒷이야기 등이 충실히 담겨진 책. 특별한 유럽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소금> 박범신ㆍ한겨레출판
 문단 데뷔 40년을 맞은 작가의 40번째 장편소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다. 이 시대의 아들, 딸들이 이 책을 읽고 아버지의 모습을 다시금 그려보기를 희망한다. 아버지의 손, 아버지의 얼굴 주름, 아버지의 등에 새겨진 '아버지'의 인생 무게를….

◆염태영 시장은…

▲1960년 경기 수원생
▲수원 수성고, 서울대 농화학과 졸
▲참여정부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대통령 지속가능발전위 기획조정실장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시협의회 회장
▲전국대도시 시장협의회 회장
▲수원시장, 전국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현)

윤승용 논설위원 yoon6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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