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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딸깍발이]'검은 9월단'과 聖戰 그리고 무상급식

최종수정 2012.05.29 15:54 기사입력 2011.07.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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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남산딸깍발이]'검은 9월단'과 聖戰 그리고 무상급식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장은 오사마 빈 라덴과 더불어 금세기 가장 무시무시한 테러리스트였다. 또한 무기를 들었던 한 손에 '올리브가지'를 흔들며 국제사회의 협상장에 나올 때까지 게릴라의 화신였다.

그는 72년 뮌휀올림픽장 이스라엘 선수촌에 '검은 9월단'이라는 과격 게릴라 조직원을 침투시켜 선수 2명을 사살하고 9명을 인질로 잡고 대치했다. '검은 9월단' 전원이 죽임을 당하는 뮌헨의 비극이 축제 현장기자 6000여명에 의해 전세계에 보도되자 지구촌은 경악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미 아라파트는 항공기 납치, 폭탄테러 수십건을감행해 왔었다.

뮌휀 테러 이전인 68년엔 요르단 국경도시 카라메에서의 전투를 지휘했다. 당시 PLO 특공대 '아시파'대원은 모두 297명였다. 그들은 거의 무장조차 하지 못 했다. 많은 대원들이 어린 소년이었고 그중에는 열두살짜리 아이도 있었다. 반면 1만5천명의 이스라엘 군대는 탱크부대와 최신무기, 미사일을 갖춘 정예부대였다.

아시파대원들은 수류탄을 안고 탱크에 올라 해치로 뛰어들었으며, 몸에 다이너마이트를 묶은 채 탱크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어린 소년병사들에게 죽음이 영생이거나 피안이었는지 알 수 없으나 그들은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다. 서구인들에게 어린 소년들은 공포 그 자체였다.

그 전투에서 보잘 것 없는 군대는 탱크 18대를 불태웠다. 결국 이스라엘은 수많은 사상자를 뒤로 하고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영토도 국가도 없었던 팔레스타인 해방사에서 전설이 된 카라메 전투는 아랍인들에게 진정한 '聖戰'으로 명명됐다.
지금 성전이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리비아와 아랍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아랍인들은 모든 전투를 종교적 개념의 성전으로 부른다. 리비아에서 카다피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퍼붓는 총탄도 성전이며, 희대의 독재자 후세인이 펼친 이란-이라크전쟁도 성전으로 불렸다. 성전의 역사는 일찍이 십자군 전쟁으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성전(聖戰)은 종교적 이념에 의해 수행하는 전쟁이다.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테러를 성전이라고 부른다. 기독교도 이교도와의 전쟁을 성전이라고 칭했다.

이땅에서도 성전이 시작됐다. 한나라당 일부에서 펼치는 '복지 반대'가 그것이다. 최근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포퓰리즘과 반포퓰리즘에 대한 복지정책 진행 방향과 관련된 사항"이라며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해야 될 꼭 필요한 성전"이라고 외쳤다.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를 밀어붙이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은 망국적 포퓰리즘이며 무상급식은 표 매수 행위로 역사 앞에 죄짓는 것"이라고 성전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 초 오시장은 무상급식 논란의 와중에서 "낙동강전선에서 홀로 싸우고 있다"며 당에 지원군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성전'이라는 말은 나경원과 그의 동료들에게 있어 단순한 메타포어일까 ? 여자를 '횟감'에 비유하고, 그을린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고함치고, '취업 활동을 성상납'쯤으로 표현하는 이들의 수사학 정도로 이해해야하는 걸까 ? 그들은 복지 논란을 종교전쟁쯤으로 착각할 만큼 교육의 혜택을 받지 않은 것일까 ?

아니면 정말로 무상급식 혹은 복지확대를 요구하는 이들이 테러의 대상이라는 걸까 ?. 왜 적대하는 걸까 ? 끝내 '검은 9월단'을 자처하며 우리 앞에 정체를 드러냈다. 어쨌든 그들은 맨몸에 폭탄을 감싸고 우리의 심장을 노리고 있다. 이제 이땅은 戰場이다. 또한 저들에게 복지가 절실하거나 복지 확대를 찬성하는 사람은 이교도(異敎徒)이며 테러의 대상일 뿐이다.

그들은 지금 수많은 소년전사를 이끌고 카르메를 향해 진군해오고 있다.

성전주의자들이여. 영광이 가득한 전쟁! 해방된 역사가 있을지...참혹한 벌판에서 까마귀 밥으로 버려질 지...아직 알 수 없으니, 절대로 물러나지 마라. 심판도 두려워마라.

영광이든 심판이든 제대로 받으시길...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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