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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부의 지도

최종수정 2010.12.09 13:04 기사입력 2010.12.0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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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부의 지도
평소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가격이 비싸 가보지 못했던 레스토랑. 그런 사람에게 그루폰은 정말 반가운 존재입니다. 싼값에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려야만 했던 레스토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받던 값보다 싸게 팔지만 많은 손님을 유치할 수 있는 길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요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그루폰의 비즈니스 모델은 바로 이렇습니다. 알고 보면 누구나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모델로 엮은 것이지요.

때문에 그루폰은 지역별로 서비스상품만 파는 공동구매 사이트에 불과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너무나 단순합니다. 예컨대 그루폰을 이용하면 고객은 50%이상 싼 가격에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손님이 없는 레스토랑 입장에서는 50달러짜리 메뉴를 25달러에 파는 대신 200명이나 300명 단위로 확정적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쿠폰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만들어낸 셈이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소비기법입니다.

그런 이점 때문에 그루폰은 미국 내 각 도시는 물론 세계 각국으로 무섭게 확산됐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그런 서비스를 하는 업체가 티켓몬스터를 비롯해 100여개 업체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별것도 아닌 아이디어 가지고, 나이어린 젊은이가 그렇게 돈을 벌었습니다. 아직 세상 물정도 잘 모를 고등학생처럼 해맑은 표정의 시카고 출신 28살 청년은 이를 통해 창업한 지 2년도 되지 않는 사이에 13억5000만달러의 가치를 가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됐습니다.

최근 구글로부터 50억~60억달러 규모의 인수제안조차 뿌리쳤습니다. 독자노선을 걸으며 계속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야심도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듯 그루폰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 허탈감에 빠집니다. 평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이고, 그런 아이디어로 떼돈을 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는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한국 속담이 나오게 된 배경을 열심히 파헤쳤나 봅니다.

모바일 앱스토어 시장을 한번 볼까요? 앱스토어는 애플에서 만든 아이폰 응용프로그램 판매사이트 입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 앱스토어 사이트에서 아이폰용 프로그램을 무료 또는 유료로 내려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은 20만 건이 넘습니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보겠습니다. ENIGMO는 물, 기름, 용암 등을 항아리에 채우는 퍼즐게임입니다. 또 F.A.S.T는 전투기를 운전하며 적을 격파하는 고화질 3D게임, OCARINA는 아이폰으로 연주하는 오카리나, ROLLER COASTER RUSH는 롤러코스트를 타는 게임입니다.

이들은 이미 1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ENIGMO가 250만달러, ROLLER COASTER RUSH 110만달러, F.A.S.T 180만달러, OCARINA는 130만달러의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삼성경제연구소 자료)

매달 100명의 백만장자가 새로 탄생하는 시장이 있다면 믿겠습니까? 앞에 예시된 사례들을 보면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창의적인 아이디어, 상상력만 뒷받침되면 남녀노소를 초월해 새로운 부자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여건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앱스토어와 관련, 몇 가지 원칙을 발표했습니다. 25%의 프로그램은 무료 프로그램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며 90%의 프로그램은 9.99달러 이하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다 수익은 등록자와 7대 3의 비율로 나누겠다는 원칙을 정했습니다.

과거에는 개발자가 힘들게 프로그램을 개발해도 매출의 대부분을 이동통신사가 가져갔지만 애플의 앱스토어는 수익이 아닌 매출의 대부분을 개발자 본인이 가져가도록 했습니다. 그러니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창조인재’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창조 부자’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모바일 혁명이 만드는 비즈니스의 미래는 이렇듯 정말 다양합니다. 김중태 IT문화원장은 네이키드 피자가게, 실직한 LA 한인요리사가 트위터+노점상을 통해 시작한 고기바비큐에서 모바일 비즈니스의 미래를 보고 있습니다.

미국 뉴올리언스에 있는 네이키드 피자가게. 이 가게의 주인은 트위터 주소를 넣은 간판을 내걸었습니다. 그 주소로 접속하면 트위터의 네이키드피자 화면이 나타나도록 한 것입니다. 물론 가게 안에는 손님들이 트위터를 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를 설치했습니다. 피자를 기다리는 동안 트위터 계정을 만들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가게는 트위터 간판을 내세운 이후로 매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매출의 20%가 트위터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인터넷을 하다가 피자가 먹고 싶으면 피자가게의 트위터에 접속해 피자를 주문했습니다.

트위터를 통한 길거리 노점상+트럭점포 창업성공 사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고기바비큐는 실직한 LA 한인 요리사가 시작한 사업입니다. 멕시코 음식 타코에 한식 불고기를 결합한 2달러짜리 퓨전 타코 음식입니다. 그는 점포대신 차를 이용한 이동식매장을 만들었습니다. 매장 운영비용이 들지 않으니 가격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지요.

문제는 고객확보였습니다. 이동식 매장의 단점은 단골 고객에게 자신이 오늘 이 지역에 왔다는 것을 알릴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수단이 트위터였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트위터에 다음 행선지를 올리고 이동함으로써 단골 고객은 해당 장소에 미리 줄을 서서 기다릴 수 있게 했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 자체가 마케팅 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에 약속장소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를 택했습니다.

이 사례에서 알려주는 지혜가 있습니다. 음성통화로만 사용했던 휴대폰을 모바일 앱용으로 사용하는 순간 노점상조차 벤처기업으로 바뀐다는 사실입니다. 분식, 과일, 비디오 대여 등도 트럭을 사용한 SNS 비즈니스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부의 지도가 형성되는 과정은 이렇듯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탄생되고 있는 것입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세계를 제패했던 국가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외없이 바다를 지배했습니다. 바다를 지배한 국가, 이를 잘 활용한 민족은 강한 국가, 강한 민족이 됐습니다.

그리스·로마·페니키아인은 지중해에서, 중세의 노르만족은 북해에서, 근세의 에스파니아와 포트투갈은 오대양을 지배하면서 부를 축적하고, 번영을 누렸습니다.

영국은 에스파니아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바다의 지배권을 획득했습니다. 그 결과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했습니다. 20세기 초 일본도 러일전쟁에서 당시 막강전력의 러시아함대를 격파하면서 아시아의 맹주가 됐고,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습니다.

영화 벤허의 제작진은 고대의 3단 노선을 그대로 재현해 바다에 띄웠습니다. 당시 해전이라는 것은 함포를 뻥뻥 쏘거나 우리나라 사극에서 나오는 것처럼 적함에 불화살을 비오듯 날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해전 장면에서는 다양한 병기들이 등장하지만 모두 상대방의 함선에 결정적인 피해는 입히지 못하고, 사령관 함에서 격파되는 장면에서 볼 수 있듯 백병전이나 배끼리의 충돌로 승부가 결정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배는 3층짜리였습니다. 이 배는 노를 주로 쓰고, 돛을 보조적으로 썼습니다.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지중해를 중심으로 주로 사용됐던 이 배는 갤리선으로 불렸습니다.

이 배의 동력은 노예들이었습니다. 노예들의 존재는 배를 움직이기 위한 동력일 뿐이었습니다. 그들의 발목에는 족쇄가 채워져 있었고, 배가 침몰하면 배와 함께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인격이 있을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고대사회에서 노예의 숫자는 바로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이었고, 전쟁을 치르는데 필요한 도구였습니다. 부의 척도 역시 노잡이가 얼마나 많은 배를 보유하고 있느냐, 이를 움직일 노예가 얼마나 많으냐에 좌우됐습니다.

배의 속도가 항해의 성패를 좌우했고, 전쟁에서 이기는 힘이 노를 젓는 노잡이에 달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원전 5세기께 그리스인에 의해 만들어진 3층짜리 배는 그런 점에서 정말 혁명적으로 평가될 만합니다. 이 배의 등장으로 지중해의 해상권 판도는 바뀔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가 더 빠른 동력을 갖느냐에 따라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갈려졌습니다. 기마민족이 농경민족을 지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화 사회, 정보화 사회로 바뀌면서 이같은 논리는 달라졌습니다. 대량생산 수단의 등장, 정보화혁명, 지식혁명에 누가 앞서 있느냐에 따라 권력, 부의 이동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또 달라졌습니다. 생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마트 사회가 성큼 다가왔고, 스마트사회를 누가 얼마나 리드하느냐에 따라 부의 지도는 재편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굳건한 창조계급이 버티고 있다. 이들이 계급이나 창작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고 생각해 보라. 우리 경제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다. 미래를 만드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창조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만들어나갈 창조계급이 21세기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주인공이다."(임태희 대통령실장이 노동부장관 때 한말)

"창조적 인재는 천연자원, 금융자원을 능가하는 새로운 필수 자원이다." (크레이그 배럿 인텔회장)

그렇습니다. 생각을 어떻게 바꾸느냐, 상상의 나래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어떻게, 누가 먼저 현실로 옮기느냐에 따라 새로운 부의 지도를 만드는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창조계급, 창조부자가 되는 길을 떠올리며 얼마 남지 않은 2010년을 정리해 보면 어떨까요?

권대우 아시아경제신문 회장 pres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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