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그자체만으로 변함없는 가치
[아시아경제 김종수 산업2부장]한나라 무제 때 장건(張騫)이 개척한 '실크로드'는 중국을 무역과 문화의 대국으로 자리 잡게 하는 데 길라잡이 역할을 했다. 그 길의 이름은 비단길이지만 실제 길은 편안하고 기쁨이 넘치는 행복한 비단같은 길이 아니었다. 실크로드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길목에는 엄청난 고난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끝없는 사막과 무서운 모래폭풍,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강도들은 여행을 더욱 힘겹게 했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유럽에 도착하면 그들에게는 엄청난 부와 명예가 기다리고 있었다. 비단길이 아니라도 세상이치가 그렇듯이 도전과 고난의 여정없이는 영광의 과실은 결코 주어지지 않는다.
벤처기업인들의 대축제인 '벤처코리아 2010'이 지난 20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틀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4000여명 이상이 참석해 위상을 실감케 했다. 행사 취지인 '도전하는 벤처, 한국경제의 새로운 에너지'를 매우 잘 보여준 한마당이었다. 100여명에 달하는 벤처기업인과 관계자들이 국가 경쟁력을 높인 도전정신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산업훈장 및 포장을 받았고, 올해 처음 대대적으로 진행한 채용박람회에는 구직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500명 이상의 신규채용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며칠 전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간부와 식사를 하다 한 청년창업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선배 벤처인들을 보며 사업가의 꿈을 키운 20대 여사장의 일화다. 애완견 배변용품을 개발한 캠프 포 도그(Camp For Dog)의 임지아 대표는 올해 사업에 뛰어든 23살의 초보창업자. 그가 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배변용품은 쓰레받기 형태의 플라스틱 비닐 안에 종이 빗자루로 배설물을 쓸어담을 수 있게끔 해준다. 제품 색상과 디자인은 배설물 처리라는 '괴로움'도 '즐거움'으로 바꿔줄 만큼 깔끔하게 구성돼있다. 10대 시절 친척이 운영하는 애견훈련소에서 일을 하면서 구상한 아이템이었다고 한다.
벤처사업의 성과에 대한 논란이 많은 것은 어쩔수 없다. 그래서 벤처기업이지 않은가. 특히 벤처기업은 여전히 우리 경제의 희망이며 21세기 기업경영의 대세다.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불굴의 도전정신이 요구된다. 바로 벤처정신으로 세월이 가도 변함없이 지켜져야 한다. 벤처로 출발, 이젠 어엿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우리 기업들에 이렇게 외치고 싶다. 열정과 도전정신의 벤처사업가들을 적극 발굴하고 키우자고…. 이게 선배 기업들이 애국하는 길이다.
김종수 산업2부장 kjs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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