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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시각] '한국판 네슬레' 로마의 길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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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M&A로 1000년의 영화
안방시장 너머 세계를 두드릴 때


[아시아경제 김종수 산업2부장] "지성은 그리스인보다, 체력은 게르만인보다, 기술력은 에트루리아인보다, 경제력은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지는 게 로마인이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들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럼에도 '보잘 것 없고 여러모로 뒤떨어지던' 로마인들은 '1000년 제국'을 일궈냈다.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끊임없는 인수합병(M&A)에 해답은 있었다. 이탈리아 반도 중부에서 산적들과 양치기들의 촌락으로 시작한 로마는 무수한 M&A(식민지 정복)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유라시아의 패권을 거머쥐었다. 기업으로 치자면 변방의 기업이 M&A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발전해온 것이다.

다소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기업의 성장 발전의 핵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M&A는 최근 세계 식음료 시장에서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영국의 유나이티드비스킷과 프랑스의 요플레요구르트, 미국 사라리의 북미 제빵 사업부 등이 매물로 나왔고, 곧 새주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의 기존 주주들은 지금이 매각의 최적기라는 데 입을 모은다. 어느 때보다 투자 수요가 높은 데다 식음료 업계는 불황에도 견조한 성장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매출액 10조원이 넘는 '한국판 네슬레ㆍ하인즈' 같은 세계적 식품기업 5곳을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또 2020년까지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액을 세계 10위권인 300억달러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식음료 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경쟁력 있는 회사를 사들여 핵심사업을 보강하거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전략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주력기업인 롯데칠성과 롯데제과는 2018년 '아시아 글로벌 식품기업 1위 달성'이라는 목표 아래 글로벌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칠성의 경우 지난해 700억원에 그친 해외사업 매출을 2018년에는 1조7000억원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현지 기업이나 공장을 인수하는 M&A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제과도 2008년 세계 3대 초콜릿회사 길리안(벨기에)을 인수한 경험을 살려 글로벌 M&A의 문호를 활짝열어놓은 상태다.

CJ제일제당과 사조그룹은 최근 미국 냉동식품 업체 '벨리시오 푸드'와 일본의 대형 수산회사 인수를 각각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풀무원홀딩스는 지난해 10월 미국 현지 자회사인 풀무원U.S.A가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몬터레이 고메이 푸드를 인수했다.

"비즈니스에서 현상유지는 곧 퇴보라고 할 수 있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밖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한 식품회사 고위관계자의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국내 식음료 시장은 최근 몇 년 새 답보 상태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의 규모와 역량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세계 최대 식품기업인 네슬레는 연간 매출 규모가 120조원에 이르지만 국내 최대라는 CJ는 올해 매출 목표가 6조원에 불과하다.

글로벌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안방시장에 기대지 않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기업들의 현지 문화에 걸맞은 적절한 마케팅과 기술개발, 그리고 정부의 지원은 기본이다. 여기에 기업 M&A 등 과감한 투자를 병행해나간다면 한국판 네슬레, 한국판 하인즈는 조만간 현실이 될 것이다.



김종수 산업2부장 kjs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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