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금융위기 3년..메릴린치로 본 월가 '진상'

최종수정 2010.08.10 17:23 기사입력 2010.08.10 17:23

댓글쓰기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골드만삭스에 이어 씨티그룹 역시 지난달 말 서브프라임모기지 손실규모를 축소한 혐의로 7500만달러의 과징금을 부과 받으면서 월가의 이른바 '그림자 금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NP파리바가 펀드 환매를 중단하면서 금융위기가 수면위로 부상한 것은 정확히 2007년 8월9일(현지시간). 금융위기가 불거진 지 꼭 3년을 맞은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메릴린치의 ‘픽시스(Pyxis)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월가의 몰락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메릴린치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 자산은 마치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같다면서 아무도 실제 규모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미국 감독 당국은 아직도 월스트리트의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부실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7년 3분기 메릴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위험 자산이 152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4분기에는 말을 바꿔 위험 자산 규모가 460억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메릴린치는 다양한 헤지수단을 활용해 자산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둘 사이에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릴린치가 자신했던 헤지 수단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메릴린치는 결국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인수될 수밖에 없었다.

▲메릴린치의 위험한 '돌려막기' = 메릴린치는 주택시장 붐이 일어난 지난 2006년 당시 엄청난 규모의 모기지 관련 부채담보부증권(CDOs)을 설계했다.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은 당초 메릴린치와 신용디폴트스왑(CDS)을 체결했지만 주식시장 붕괴를 우려해 2006년 초 계약을 파기한 바 있다.
이후 메릴린치는 모기지 시장이 빠르게 가라앉기 시작하자 위험 자산을 줄이기 위해 3개의 팀을 구성했다. 첫 번째 팀은 잔여 CDO의 판매에 나서고 두 번째 팀은 그들 자신의 CDO 구매를 위해 자금을 조달해 줄 외국 은행을 찾는 업무를 맡았다. 마지막 팀은 픽시스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에게 단기 차용증서(IOU)를 발행한 후 여기서 조달한 자금을 나머지 CDO 매입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메릴린치는 이 차용증서를 발행하면서 상환을 보증했다. 따라서 메릴린치는 위험 자산을 전혀 헤지하지 못한 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메릴린치가 차용증서 상환을 위해 CDO에 투입된 현금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즉 픽시스가 CDO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CDO가 픽시스에 현금을 조달한 것. 메릴린치 전(前) 관계자는 “이는 순환적인 구조”라면서 “그러나 모든 최종 책임을 메릴린치가 부담해야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메릴린치는 결국 이 모든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총수익스왑(TRS ; Total Return Swap)을 체결하는 상황에까지 도달했다.

▲ 금융 규제 허점 이용 = 최근 ‘월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월가의 은행들이 모기지 관련 자산을 공개했어야 했던 시점을 정확히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현재 모기지 관련 자산 규모 공개만을 요구받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이 모기지 관련 위험 자산을 완벽하게 헤지했다고 판단했다면 위험 자산을 ‘0’으로 발표해도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은행들은 모든 종류의 거래를 묶어서 발표할 수 있고 다양한 금융파생상품의 총 액면가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만약 메릴린치가 모기지 관련 위험 자산과 픽시스 프로그램을 전부 공개했다면 임원들과 많은 투자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었을 것이며 이로 인해 금융파생상품의 추가 생산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릴린치 전 관계자는 “메릴린치는 2006년 픽시스 없이는 CDO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면서 “메릴린치는 픽시스를 통해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고 직원들에게 보너스까지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2006년 위험 자산이 급증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을 당시 메릴린치는 직원들에게 50억달러 이상을 보너스로 지급했다.

메릴린치의 위험자산에 대한 경고는 메릴린치 밖에서 처음 발생했다. 2007년 가을 무디스의 CDO 전문가가 픽시스를 조합해 메릴린치 부실을 눈치 챈 것 . 무디스는 메릴린치의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2007년말 메릴린치는 위험자산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NYT는 이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며 1년 전만 해도 보이지 않던 메릴린치의 부실 자산이 이미 월스트리트의 명성에 먹칠을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