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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의세상엿보기]나경원과 안상수

최종수정 2010.08.18 13:31 기사입력 2010.07.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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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일점. 외모에서 튀는 인지도는 분명 연설보다 큰 힘이었다. 야당시절 대변인으로, 또 대통령 후보 대변인을 거치면서 널리 얼굴을 알렸던 게 다 자산이 됐다. 더구나 실제 나이보다 10년은 어려보이는 여성정치인으로서 TV 토론회에 초청받아 똑 부러진 달변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기회가 많았다.

한나라당의 전당대회에서 떠오른 이 젊은 여걸은 아마 여러 번에 걸쳐 당ㆍ정의 직책을 맡으며 몸값을 올려갈 것이다. 흥행이 필요한 미디어 정치가 그녀를 자주 찾을 수밖에 없다. 알려진 대로 정치인 이전에 지체장애를 가진 자녀의 어머니라서 더 당차고 돋보일 수도 있다.

서울시장 후보단일화에서 원희룡이란 만만치 않은 중진 동료도 꺾고, 자신이 총리출신의 거물 한명숙 후보에게 대적할 유일한 후보임을 내세우며 한나라당에 존재감을 알렸던 공신이다. 이미 경쟁력과 대중성을 확보한 거물이 여론조사에서 1등을 했다는 사실. 그것은 친이명박계가 언제든지 꺼낼 수 있는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고, 자칫 단 한 명의 주자를 두고 들러리를 세워서 치를 뻔 했던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후보 경선을 능히 드라마틱하게 만들 여지를 만들었다.

자력으로 집권여당의 최고위원 서열 3위에 오른 후 "겸손한 자세로 당의 화합과 대한민국의 화합을 위해 통 큰 정치, 넉넉한 정치를 하겠다"고 한 소감. 그 말 가운데 조금은 앞서 나간 듯한 '대한민국의 화합'이란 단어를 곱씹어 본다. 그게 '통 큰 정치'와 한 세트가 되면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말로 확대 해석된다. 판사 출신의 3선 의원에 40대 맞벌이 여성. 그 자체만으로도 당당한 아이콘이다.

특히 안상수 대표가 주장한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서 그녀는 "화합의 상징으로 의미는 있겠지만 지금 이 시기에 성사될 수 있는지는 상당한 의문"이라며 첫 인터뷰에서부터 자기 목소리를 선명하게 내보인 것도 사뭇 의미심장하다.
신임 안 대표는 대통령제의 '분권형 개헌'을 소신으로 언급함으로써, 자신의 역할이 친이와 친박계의 계보를 넘어 여야를 아울러 정치판을 다시 짜는 데 있다는 의도를 비쳤다. 내부조율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전선을 열어 분열된 친이 진영을 결속시키고, 친박과의 갈등요소를 조기에 드러내서 태워 없애버리려는 시도다.

당선 일성으로 '친이도 친박도 없다'고 힘주었던 선언은 결국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염두에 둔 친박을 향해 분권형 개헌에 동참하라는 메시지였다. 당장 수습해야 할 정치적 쟁점을 무시하고 개헌문제부터 들고 나왔다. 아무래도 시기적으로 또 역학관계상 이 여름을 친박의 체력이 가장 약해진 계절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분권형 개헌안은 여론에서 불리하고 친박이 동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볼 때, 또 하나의 변형된 세종시 수정안 신세가 돼 한동안 정국을 긴장시킬 가능성이 크다. 단지 일부 야당의 동조를 얻을 수 있다는 정치적 꼼수차원에서 시작하는 거사라면 어떤 식으로 포장되든 간에 정치적 뒷거래로 평가될 것이다.

집권 후반기의 날씨가 좋다는 보장이 없다.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공약한 정권이 그 능력을 과신해 정치에서 무리수를 두면 애써 구축한 경제적 성과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자주 교체되는 일본의 내각제에서 보듯이 국민적 지지기반이 확고해야만 뭔가를 도모할 수 있다.

20%대 지지기반의 당 대표로서, 쟁점을 만드는 당보다 갈등을 봉합하는 당으로 평가받을 때가 됐다. 목전에 7ㆍ28 재보궐선거도 있고 11월의 주요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도 기다린다. 새 지도부를 상징하는 두 얼굴이 정치력을 검증받을 호기 아닌가.



김대우 시사평론가 pdi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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