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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불가사의' 美 연준, 다음 카드는

최종수정 2010.06.28 09:24 기사입력 2010.06.28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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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중국의 만리장성과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인도 타지마할과 페루 마추픽추, 요르단의 고대 도시 페트라와 멕시코의 치첸이트사, 그리고 브라질의 예수상.

지난 2007년 7월7일, 세계 7대 불가사의 재단이 발표한 '신(新) 7대 불가사의'다. 8대 불가사의를 꼽는다면 가장 먼저 리스트에 오를 주인공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차대조표다. 연준도 일반적인 기업과 같은 모양을 한 대차대조표를 작성한다. 한 가지 차이점은 연준의 경우 원하는 만큼 달러를 찍어내 대차대조표를 무한정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부채로 바람을 일으키는 것과 같다.

매주 목요일이면 연준은 대차대조표의 현황을 공개하는데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른바 '페드 와처'들은 연준의 자산과 부채 증감으로 경기사이클의 변화를 읽어냈다. 지난 2007년 금융위기로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크게 부풀려졌을 뿐 아니라 내용물의 구성도 상당히 복잡해졌다.

전통적으로 연준의 자산은 국채와 지역 연준은행에 제공한 대출로 구성된다. 이론적으로 연준의 대차대조표에는 상한선이 없다. 연준이 자산을 매입하는 만큼 외형이 확대되고,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연준이 자산을 매각하면 대차대조표는 줄어드는데 이때는 원하는 만큼 축소할 수가 없다. 자산 가치만큼 축소 범위에 제한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자산 매입에 필요한 달러를 마음껏 찍어낼 수 있는 연준이지만 '부채질'로 국채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늘리거나 줄일 때는 경제적인 파장을 감안해야 한다. 대개 연준의 자산 매입은 연방기금 금리를 목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시중 통화량을 늘릴 때, 반대로 자산 매각은 시중 유동성 줄일 때 동원하는 카드다.

2007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의 시스템 측면의 금융 리스크를 차단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상당수의 전례 없는 행보를 취했다. 위기 직전인 2007년 8월1일 당시 8580억달러였던 연준의 자산은 2009년말 2조2400억달러로 불어났다. 자산을 늘리는 사이 국채뿐 아니라 대규모의 악성 자산이 연준의 자산 계정으로 대량 밀려들어왔다. 기간입찰대출창구(TAF)와 기간자산담보대출창구(TALF) 등 갖가지 유동성 프로그램을 동원해 금융권의 자산을 흡수한 결과다.

금융위기로 신용시장이 마비되고, 디레버리지(deleverage, 부채축소)로 구조화 증권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했을 때 연준은 긴급 자금을 공급하며 JP모건의 베어스턴스 인수를 측면 지원하기도 했다. JP모건이 2억7000만달러에 베어스턴스를 인수하기로 전격 합의한 것은 2008년 3월16일, 베어스턴스의 파산보호 신청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이밖에 연준은 재할인창구(discount window)의 요건과 비용을 낮췄고, 기간증권대출(TSLF)을 도입해 프라이머리 딜러가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재무부 증권과 교환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연준이 동원한 카드에 대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와 모럴 헤저드를 포함한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비난이 엇갈린다. 평가는 잠시 접어두고 결과는 어떨까.

연준이 금융권에 공급한 수 조달러의 유동성은 초과지준 형태로 중앙은행에 고스란히 역류, 실물경기의 돈가뭄을 해갈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금융위기 이전 제로 수준이던 초과지준은 2009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 1조달러를 넘어섰다. 유동성 역류가 아니더라도 금융시스템의 정상화가 요원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채 금리도 주시할 부분이다. 연준은 제로금리 정책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미국 국채 금리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감당하기 힘든 재정적자로 주 정부가 발행한 채권 금리가 상승 중이고, 연방정부의 국채 금리 상승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위기에 '슈퍼맨'의 면모를 과시한 연준의 다음 카드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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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기자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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