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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文대통령, 美中 신냉전시대 해법있나

최종수정 2018.10.31 16:16 기사입력 2018.10.2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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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칼(swords)을 쳐서 보습(plowsharesㆍ쟁기)을 만들 것이다."

구약성서 이사야 2장 4절에 나오는 말이다.

평화의 시대가 오면 더 이상 쓸모없게 된 칼을 쟁기로 만들어 농사를 짓는다는 의미다. 일견 현재 한반도 상황을 연상케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 선언은 다양한 적대 관계 청산을 담고 있다.

정말 평화는 우리 앞에 다가와 있을까? 시선을 남북이 아닌 한반도 주변으로 돌려보면 현재 국제 정세가 우리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싸움이 대표적이다.

"중국 공산당은 훔친 기술을 이용해 대규모로 쟁기를 칼로 바꾸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4일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에서 앞서 성경 구절을 절묘하게 뒤집으며 중국을 거세게 비난했다.

중국을 향한 '신냉전 선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날 연설에서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지난 25년간 중국을 재건해 주었으나 중국은 자국 관료와 기업으로 하여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미국의 지적 재산권을 획득하라고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군사 무기 기술을 훔치고 있으며 막강해진 군사력을 동원해 서태평양에서 미국을 밀어내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미국의 지적 재산권을 훔치는 일을 중단할 때까지 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 모든 문제들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중국에 대한 압박과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섬뜩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행보를 보면 미국과 중국간의 갈등이 패권 경쟁을 넘어 신냉전 시대가 본격 도래했음을 실감케 한다. 지난달 남중국해에서는 미 해군 구축함과 중국 구축함이 불과 41m까지 붙어 충돌 직전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22일에는 미국 군함 2척이 중국 '앞바다'인 대만해협을 지나가 중국이 크게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하겠다고 위협한 것도 중국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한반도 평화는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다. 북한의 비핵화는 중국의 전폭적 지원없이는 달성하기 어렵다. 문제는 미중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적극 협조할 것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지난달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과 중국의 싸움은 하루이틀만에 끝날 일이 아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관세로 더욱 고통받기 원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한 관세가 오래 지속될수록 중국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국제 사회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의 속도 역시 늦춰질 수 있다.

중국과 북한 문제를 하나의 패키지로 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 문제에 대해 "시간을 가져라"며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모를리 없는 유럽 각국 정상들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제재 완화 호소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 비핵화는 우리만 조급증을 낸다고 달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중국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 경제는 최근 증시ㆍ환율 등에서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한국 증시는 연일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지금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북한 비핵화보다 새롭게 형성되는 미중간 신냉전 시대에 한국이 살아남을 길을 모색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

강희종 국제부장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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