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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여행가의 밥] 도쿄 수산시장과 100년 덮밥집

최종수정 2018.08.27 14:01 기사입력 2016.02.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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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밤도깨비 여행 덕에 뜬 명소를 한 곳만 꼽으라는 부탁을 받는다면 주저 없이 이 시장을 꼽을 것이다. 도쿄 사람들의 부엌으로 불리는 츠키지시장(築地市場)이다. 다이나믹 코리아인 우리와 달리 일본의 하루는 늦게 시작하여 일찍 마무리 된다(그렇다고 밤놀이 명소가 없는 건 아니다). 츠키지시장이 도깨비 여행으로 도쿄를 찾은 한국인들의 열에 아홉은 다녀간다는 소리가 나오는 까닭은 이른 새벽부터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시장에는 긴 줄을 늘어서게 하는 맛집이 많으니 시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일본 최대 규모의 수산물 시장으로 널리 알려진 츠키지시장이 11월 이전을 앞두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시장의 새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가칭 도요스신시장(豊洲新市場)으로 부른다.


밤도깨비 여행으로 뜬 도쿄의 수산시장, 츠키지시장
시장의 정식 명칭은 도쿄도중앙도매시장 츠키지시장. 우리나라의 최고 공시지가의 척도인 명동처럼 도쿄 최대의 번화가인 긴자 가까이에 23만㎡라는 넓은 부지를 사용하고 있는 일본 최대의 수산물 시장이다. 또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지만 청과물 시장도 함께 두고 있다. 시장의 역사는 깊다. 에도 시대(1603~1867년)부터 형성되었는데, 1935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기게 됐고 오는 11월 다시 도요스로의 이전을 앞두고 있어 더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시장은 장내시장과 장외시장으로 나뉜다. 장내시장의 명물은 참치 경매다. 참치 도매 견학은 새벽 5시부터 1시간 남짓 가능한데, 이때 카메라 플래시는 금지다. 한때는 외국 관광객들이 경매 생선을 만지거나 요란하게 기념사진을 찍어 대며 북새통을 떨어 대서 경매장 입장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장내시장에는 우오가시요코초(魚がし?町)라는 음식점과 상점가도 자리한다. 싱싱한 해산물을 상에 올리는 밥집과 장화가게, 저울가게, 그릇가게, 식료품가게, 시장 상인들이 즐겨 찾는 만물상과 책방, 그리고 시장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나 핸드폰 액세서리 등을 파는 기념품 숍이 뒤섞여 있다.

장내시장의 명물이 참치 경매라면 우오가시요코초의 명물은 긴 줄을 세우는 스타맛집들이다. 평일에는 두 시간, 휴일에는 세 시간 줄서기는 기본이라는 다이와즈시(大和?司)는 우리나라에도 소문이 난 집이다. 큼직하고 싱싱한 생선이 얹어진 초밥을 바로바로 손에 쥐여주는데, 물가가 비싼 도쿄에서 3천 엔 대에 배불리 초밥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긴 줄을 서는 이유이리라. 츠키지시장이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기 전부터 초밥을 만들어 왔으며 일본의 연예인들을 단골 리스트에 두고 있는 스시분(?文)도 기억해 두어야 할 초밥집이다. 1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이 집은 11석의 카운터 석에 한꺼번에 손님을 받고 손님들이 음식을 다 먹은 후에 다시 새로운 손님을 앉히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오전 6시부터 문을 열어 오후 2시 반 무렵에 문을 닫는다. 가게 안에서 사진 촬영은 절대 불가이니 잊지 마시길.
조가이시조(場外市場)라 부르는 장외시장에는 약 400여 개의 소매상이 몰려 있다. 대개 오전 4시쯤 가게를 열어 오후 3시경까지 영업을 한다. 츠키지시장에서 들여온 해산물과 청과 등을 판매하는 가게나 달걀말이가게(20여 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어묵가게, 주방도구 등이 성업 중이다. 도쿄의 셰프들이 시장의 트레이드마크인 사각형 모양의 대나무 바구니를 들고 장을 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장외시장의 명물은 대여섯 곳의 칼가게로 도쿄 셰프들의 단골가게는 스기모토 하모노(杉本刃物)라고. 1830년부터 칼 하나만 고집해온 전문점으로 일본요리칼을 전문으로 하나 서양요리용 칼이나 중국요리용 칼도 판매한다.

츠키지시장은 날마다 약 3500톤의 생선과 채소 등이 거래되는 일본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숙련된 솜씨로 생선을 다루는 달인들의 칼 쇼도 엿볼 수 있는데, 특히 거대한 참치를 간단하게 해체하는 모습에 눈을 떼기 힘들다.

시장에는 명물 밥집이 있기 마련. 평일에는 두 시간, 휴일에는 세 시간은 기본으로 줄을 서야 하는 초밥집은 시장의 또 다른 명물이 됐다.

수산시장 초밥집의 큼직하고 싱싱한 초밥. 긴 줄을 다시 서게 하는 이유다.

오후 3시 무렵까지 영업을 하는 장외시장. 달걀말이나 김밥 등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수산시장의 100년 덮밥집, 요시노야 츠키지 1호점
스키야(すき家), 마츠야(松屋), 야요이켄(やよい軒) 등과 함께 일본의 저가 음식 체인점을 대표하는 요시노야(吉野家). 일본 물가지수를 요시노야의 덮밥 가격으로 비교할 정도이니 일본에서 요시노야를 모르면 간첩 소리를 듣는단다. 일본 각지에 1천 곳이 넘는 지점을 둔 요시노야의 본점은 수산시장에 자리한다. 관광객들은 초밥집 앞에서 긴 행렬을 이루지만, 시장 상인들이나 인부들은 요시노야 츠키지 1호점으로 향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장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1899년 니혼바시에서 창업한 후 1926년 츠키지로 이동한, 요시노야. 100년 넘은 밥집의 역사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본점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규동(쇠고기덮밥)을 맛보았다. 시장 사람들은 대부분 보통 사이즈의 규동에 달걀을 추가해 먹었는데, 한 손으로 그릇을 들고 젓가락만으로 용케도 뚝딱 한 그릇을 비웠다. 마치 음식 빨리 먹기 대회라도 나온 사람들 같았다. 음식을 천천히 먹기로 둘째라면 서러울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내가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맞은편 의자의 주인은 세 번이나 바뀌었다.

가만 보면 시간이 생명인 시장 사람들이 만들어낸 음식이 제법 많다. 후쿠오카의 라면은 면발이 가늘기로 유명한데, 빨리 먹고 일을 하러 나가야 하는 시장 인부와 상인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들었다. 통영의 충무김밥도 그러하다. 배를 타러 가야 하는 여행객들이나 시장 사람들이 간편하게 허기를 채울 수 있도록 손말이김밥에 오징어와 무를 고춧가루에 묻혀 곁들이는 지혜의 음식이 탄생했다고 하니까.

세계 음식의 멜팅포트라 불리는 도쿄까지 가서 싸구려 덮밥 한 그릇에 목을 매는 까닭은 고단한 그들의 삶이 버무려진 듯한 덮밥에서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어서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수산시장의 명물 초밥을 먹기 위해 초밥집 앞에 몰려들지만 시장 사람들은 관광객들을 피해 그들만의 밥집으로 몰려간다.

새벽 5시에 문을 열어 오후 1시쯤 문을 닫는 100년 덮밥집 요시노야. 수산시장에서 시작한 작은 밥집은 이제 일본 전국구 덮밥 체인으로 성장했다.

‘ㄷ’자 모양의 카운터 석에서 시장 사람들과 마주 앉아 비운 쇠고기 덮밥 한 그릇.


*소곤소곤 Tip
상인들이 물건을 나를 때 이용하는 ‘타레’라 부르는 터렛 트럭(Turret Truck)이 시장을 활보하므로 부딪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수산물시장이라 물이 곳곳에 있어 신발이 더러워지기 쉽다.

시장에서 가장 무서운 건 타레라는 운송수단이다.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크기가 작은 편이라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니 조심할 것.


Infomation
츠키지시장 www.tsukiji-market.or.jp, 05:00~11:00(장외 시장은 15:00까지), 일요일, 공휴일, 넷째 주 수요일 휴무
*대중교통 쿄 메트로(東京メトロ) 히비야(日比谷) 센 츠키지(築地) 역 1출구에서 도보 5분, 도에이 오에도 센 츠키지이치바(築地市場) 역 A1 출구에서 도보 1분

글·사진=책 만드는 여행가, 조경자(http://blog.naver.com/travelfo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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