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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먹는 밥] 매일 매일이 생일이었으면..'미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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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은 미역국이었다. 미역국만 있으면 밥 한 공기 말아서 한 끼 뚝딱 해치우는 막내딸 때문에 우리 집 식탁에는 꼭 누군가의 생일날이 아니어도 미역국이 자주 오르곤 했다. 잠시 외국에 나가 지내는 동안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면 자주 끓여 먹던 음식도 미역국이었다. 한국 식품점에서 제일 커다란 미역 한 봉지와 참기름만 한 병 사다 놓으면 돼지고기보다도 값싼 쇠고기를 잔뜩 넣고 미역 반 쇠고기 반인 미역국을 자주 끓여먹을 수 있었다. 함께 공부하던 한국 친구들이 생일을 맞이하면 미역국을 끓여줘 집 떠난 서러움을 달래주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를 출산한 산모가 출산 직후부터 한 달이 넘도록 미역국을 먹는다. 미국의 산부인과에서는 출산 직후 햄버거가 식사로 나온다고 해 충격을 받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산모에게 미역국을 먹이는 이유는 미역에 요오드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모유 분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미역이 많이 생산되고, 건조시켜 어느 때나 쓸 수 있는 재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생일날 미역국을 먹는 풍습이 생겨난 것은, 아이를 낳은 산모가 제일 먼저 먹는 음식이 바로 미역국이며 미역국이 점차 ‘태어난 날’을 상징하게 되면서인 것으로 보인다.


머나먼 외국 땅에서 팔팔 끓인 미역국을 실수로 다리에 쏟아 심한 화상을 입고 난 뒤에는 내가 정말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던 미역국을 다시는 맛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긴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부엌에서 솔솔 풍겨오는 엄마표 미역국 냄새를 맡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다리의 흉터를 보고 있자면 미역국을 너무 쉽게 용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고소~한 미역국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쇠고기 미역국
쇠고기 미역국

쇠고기 미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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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2인분)

쇠고기(국거리용) 150g, 마른 미역 1/4컵, 참기름 2, 물 4컵, 국간장 2, 다진 마늘 0.5, 소금 약간


만들기

▶ 요리 시간 30분

1. 쇠고기는 핏물을 제거하고 마른 미역은 찬물에 불려 물기를 꼭 짠 후 먹기 좋게 썬다.

2.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쇠고기와 다진 마늘을 넣어 볶다가 미역을 넣어 볶는다.

3. 물 2컵을 넣어 끓여 끓어오르면 10분 정도 중간 불로 줄여 계속 끓인다.

4. 물 2컵을 더 넣어 센 불로 10분 정도 끓이다가 국간장을 넣고 미역이 부드러워 질 때까지 끓인 후 소금으로 간한다.


글=푸드디렉터 오현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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