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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의 교황' 엔리코 페르미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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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 페르미 평전

엔리코 페르미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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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 페르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비밀스러운 프로젝트,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원자폭탄을 만든 핵심 일원으로 잘 알려졌다. 그는 물리학자로서 독보적인 이력을 써 내려간 인물이다. 이 책은 이론과 실험 모두를 능숙하게 해내는 만능형이자 결코 틀리는 법이 없는 무오류의 존재 그리고 ‘물리학의 교황’으로 불린 위대한 물리학자가 미국에서 시대의 흐름을 바꾼 원자폭탄 제작에 개입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여정을 소설처럼 그려낸다.

페르미는 천재적인 재능과 집념을 과학에 쏟으면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은 과학자가 되었다. 원자로를 세계 최초로 설계했으며 원자의 핵분열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을 자신이 설계한 그 원자로에서 실험을 통해 최초로 확인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성자 충돌로 생성되는 새로운 방사성 원소와 느린중성자로 핵반응을 일으킬 수 있음을 발견해 193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이 업적은 이후의 물리학자들을 원자 에너지를 이용하는 위험하고 새로운 세계로 이끌었다. 이처럼 인류 과학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그는 갈릴레오 이후 이탈리아에서 온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몇 초 후 버섯구름이 하늘로 피어오르기 시작하자, 그것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망연자실하게 서서 자신이 목격한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깨달으며 괴로워했다. 오펜하이머는 그 순간 바가바드기타의 문구를 떠올렸다. ‘나는 이제 죽음이 된다. 세상의 파괴자가 된다.’ 베인브리지는 이보다 좀 더 세속적인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이제 우린 다 개자식들이야.’” (8쪽)

“나는 로스앨러모스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곳에서의 연구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한 가지 일에 몰두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일이었습니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던 그 순간, 우리가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고 있었다는 바로 그 사실은 내 마음속에서 분명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에 내 양심을 구하고, 사람을 죽이는 대신 살리는 쪽을 고민해보자는 유혹을 느꼈습니다. 나는 그 일이 있은 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명백한 일을 선택했습니다. 양성자로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388~389쪽)

페르미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의 과학적 재능이 인류에게 전혀 다른 유산을 남겼을 수도 있다. 엔리코 페르미는 20세기의 과학혁명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지만 그 시대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의 천재적인 재능은 격동의 시대와 맞물려 원자폭탄이라는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데 쓰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의 연구물인 방사성 동위원소는 암을 치료하는 의료 자원이 되었다.
(지노 세그레, 베티나 호엘린 지음/배지은 옮김/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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