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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라도 써야 하나"…호텔리어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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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중심 관광산업, 근무 강도 높고 처우 박해 청년 층 취업 꺼려
특급호텔도 상황은 마찬가지…경력자 수시 이직에 '미스매칭'도 심해

"외국인 근로자라도 써야 하나"…호텔리어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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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고급호텔 근무를 로망으로 여기던 시절도 완전히 옛날 얘기입니다. 5성급에서도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외국인 근로자라도 뽑아야 할지 답답해 하는 상황이에요."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서울의 중견급 A 호텔의 고위 관계자가 털어놓는 '구인난'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름난 호텔에서 정규직원을 채용하면 경쟁률이 4대 1정도는 됐다"며 "지금은 호텔 관련 학과의 교수나 지인들을 총동원해 추천을 요구해도 이 업계에서 일하려는 젊은이들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어렵게 사람을 뽑아도 실무 교육과정에서 '일이 힘들다'며 하루 이틀 만에 그만 두는 사례도 빈번하다. 중견급 호텔은 애써 가르친 직원들이 상위 등급 호텔로 이직하는 등 업계 전체가 악순환 구조에 빠져 있다. 일부 호텔은 고심 끝에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검토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했다. 호텔 관계자는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일부 서비스 직군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청년 실업자가 100만명이 넘는다는 고용노동부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덧붙였다.

말쑥한 옷차림과 용모, 매너에 외국어 구사 능력까지 겸비한 호텔리어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텔레비전 드라마의 소재로 다뤄질 만큼 선망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젊은 층이 기피하는 직종으로 위상이 떨어졌다. 사회 전반에 청년 층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인데 오히려 호텔에서는 "젊은 구직자가 없다"고 하소연하는 실정이다.
대학 호텔경영학과 실습 교육 모습

대학 호텔경영학과 실습 교육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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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미스매칭'이 발생하는 걸까. 문유진 한국호텔업협회 인재개발팀 과장은 "외부로 보여지는 이미지보다 호텔의 업무 강도가 세고, 어학능력 등 요구조건도 까다롭다"며 "비슷한 '스펙'을 갖춘 지원자들은 육체적, 정신적 부담감이 큰 서비스업을 꺼리는 추세가 확연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0년 전만 해도 호텔업이 호황을 누리고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도 제공하는 등 처우가 좋았다"며 "지금은 경쟁업체가 너무 많고 관광분야의 급여도 제조업 등 다른 산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인력난이 심하다"고 덧붙였다.

고객의 정보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호텔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는 점도 업계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특히 행정이나 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직원보다 식음료 부문 등 고객 응대가 많은 직군일수록 사람을 뽑기 더 힘들다. 이 때문에 A씨의 말처럼 일부 직군부터 인건비가 비교적 저렴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사례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텔 관계자는 "신입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경력이 어느 정도 되는 직원들을 서로 데려가려는 분위기"라며 "일이 다소 고되더라도 연륜과 경험이 붙는다면 앞으로 호텔분야만한 '블루오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관련업계의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에 나섰다. 호텔분야 취업 의지가 남다른 관광 관련학과 전공자 30명을 선발해 실무교육과 사전 적응을 돕는 '우수호텔 아카데미' 사업이 대표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한국관광공사와 호텔업협회가 교육기관을 선정·운영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주도로 호텔업협회와 운영하는 '청년취업 아카데미' 사업도 있다. 전공에 관계 없이 호텔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프런트나 객실 업무,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현장 실습을 진행한다. 문 과장은 "구직자는 직무 경험을 쌓으며 적성에 맞는지 확인할 수 있고, 호텔은 유경험자를 채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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