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구청장 "직원 볼에 고마움 표현" 해명에 네티즌들 "성추행 인식 결여"
한국당 소속 구의원들 '진상특위' 구성 요구…시민단체, 경찰 수사 촉구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남녀 직원들 볼에 고마움을 표현했지만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서구의회 의원들은 이 구청장의 성추행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진상조사를 벌이기로 했으며, 시민단체도 경찰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구청장은 지난 11일 기획예산실 직원들과 회식을 한 뒤 2차로 노래방을 갔다. 이 곳에서 한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남녀 직원들 볼에 고마움을 표현했다'는 식으로 둘러 말했지만 사실상 여직원의 볼에 뽀뽀를 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 구청장은 자신의 이같은 행동을 성추행이 아닌 '격려'의 한 표현이었다는 식으로 주장하면서 "그밖의 신체적 접촉은 사실이 아니며, 있지도 않은 일을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한다면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 구청장의 잘못된 처신과 성추행에 대해 무지함을 지적하며 처벌을 촉구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직원들을 포옹하고 볼에 뽀뽀한 것이 성추행이 아니면 뭐냐', '고마움을 왜 볼에다 표현하느냐', '상사가 여직원 볼에 입맞추는게 격려냐', '자기 입으로 성추행을 시인했으니 수사하라'는 등의 내용으로 이 구청장에 대한 공분을 쏟아내고 있다.
지역사회 여론도 악화하면서 자유한국당 소속 서구의회 의원들은 이 구청장의 성추행 의혹 진상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가 확산되자 구 간부 공무원들이 성추행 피해 여직원을 상대로 회유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조사특위를 열어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앞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에 대해 당 차원의 조사를 지시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구청장에 대한 윤리심판원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이 구청장 본인은 일부 부적절했음을 인정했지만 일부는 부인하고 있다"며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를 윤리심판원에 지시한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이 구청장의 성추행 의혹을 수사기관이 조속히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논평을 통해 "이 문제가 정치적 문제로 비화돼 소모적인 진실공방으로 구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사법당국에 수사를 촉구하며, 필요하다면 이 사건을 직접 사법당국에 고발할 것"이라며 "만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 구청장은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구청장과 관련한 의혹을 파악하고 내사 착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성폭력 범죄는 2013년 친고죄가 폐지됐기 때문에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더라도 수사할 수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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