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방문 중 성학대 피해자 만나 “25년 전부터 성학대 문제 알고 있었다”며 교단 내 종교인 자성 ‘촉구’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문이 최근 갈수록 번져나가며 교황 퇴진 요구가 계속되는 가운데, 티베트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불교 지도자들의 성추문 문제를 거론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이어 같은 날 네덜란드 방송 NOS에 출연해 “(이번 성학대 문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며 “25년 전 누군가 내게 교단 내 성폭력 문제를 언급했었다”고 고백했다.
티베트 불교 교단 내 성폭력 피해 문제는 최근 ‘미투구루(metooguru)’ 운동을 통해 대중에 알려졌으며, 피해자 모임은 대표 4명이 나서 달라이 라마가 피해 증언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하는 온라인서명 1300건을 모아 이번 방문에서 피해자 12명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엔 국내에도 잘 알려진 티베트 불교지도자 소걀 린포체(Sogyal Rinpoche)가 어린 소녀와 기혼 여성 신도를 상대로 성폭력을 자행해왔고, 그 피해를 호소한 여성 신도 8명의 폭로가 불교 전문매체 ‘라이온스 로사르’에 게재되며 논란이 확산되자 자신이 설립한 수행 공동체 대표에서 물러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경찰청이 2010년부터 5년간 집계한 전문직군별 강간 및 강제추행범죄 통계에서 종교인은 442건으로 전체 1258건 중 검거자 1위를 기록했다.
종교인에 의한 성범죄는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성범죄가 발생할 경우 각 종교계 내부에선 이를 회피하고 은폐하려는 움직임이 재빠르게 이뤄져 문제제기가 쉽지 않은 상황. 전문가들은 성직자의 성추문과 같은 문제를 민주적 구조에서 신자들이 드러낼 수 있는 구조가 확립돼야하며, 교단 내에서도 해당 성직자에 대한 보다 강력한 처벌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편 교단 내 성학대 문제가 커지자 달라이 라마는 “종교 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오는 11월 인도 다람살라에서 개최되는 티베트 불교 지도자 모임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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