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제재 속 이란에 러브콜…30억 달러 유전 투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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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중국 석유회사가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에 유전(油田) 개발을 위한 30억 달러(약 3조37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했다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국영 석유화학공업그룹(시노펙)이 지난해 말 이란 국영 석유회사(NIOC)에 이란 서부의 야다바란 유전을 추가 개발해 이곳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공유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시노펙이 제안한 투자 계획은 30억 달러 규모다. 만약 이 제안이 성사되면 이 유전의 생산량은 6개월 내에 2배로 늘어 하루당 18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은 시노펙이 NIOC에 까다로운 요구를 하면서 어려운 협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노펙의 제안은 유전 개발에 중국산 장비를 구매하고 시험 작업을 시작하면 이후 비용을 변제해달라는 것이다. WSJ은 보통 이란이 이같은 요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시노펙의 투자 제안은 미국의 대(對) 이란 경제 제재 재개로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WSJ는 이란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진 상황에서 중국이 이란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이란 제재 재개를 발표하면서 중국을 비롯해 한국, 그리스, 이탈리아 등을 원유 수입 금지 예외국으로 지정했었다. 하지만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운송 및 금융 관련 제재를 준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해 결국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

시노펙은 이란 원유 사업과 관련한 내용을 미 국무부에도 알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이 예외국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미ㆍ중 간 무역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노펙은 새로운 유전 개발 협상이 기존 유전 운영 관련 계약의 한 부분이어서 미국 제재를 어기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