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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태풍에 일본어로만 대피안내?…日관광객은 '재난정보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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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시 지하철서 일본어로만 육성 안내
외국어 방송없어 관광객들 대피 요령 몰라
방재문자는 사전등록제…단기관광객 무용지물
태풍 피해 관광객들, 여행가방들고 우왕좌왕
총무성, "정보난민 프로젝트 전개" 방침 밝혀

[아시아경제 일본 강수정 객원기자]오사카, 홋카이도 등 지진과 태풍으로 일본은 최근 몇 달간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재난재해가 발생한 지역을 관광중이던 외국인들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비행기를 탈 수 있는지, 심지어 지진이 났는지 어떤 상황인지도 알지 못하는 '정보 난민'이 되어 두려움만 갖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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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지진이 발생한 지난 6월, 외국어 안내가 잘 되어있다고 평가받는 난카이전철(南海電?) 난바역(難波?)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육성 안내는 일본어만 있었다고 한다. 모니터 화면에 나오는 다국어 안내는 단순히 현재 지진이 발생했다는 상황만 알려주는데 그쳐 일본어도 모르고 재난재해 경험이 없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텔레비전과 인터넷 뉴스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제대로 속보가 전달되지 않거나 대피요령 등을 바로 알아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영어로 된 단 몇 줄의 안내만 있었어도 일본 체류 중인 관광객들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 효고현(兵庫?)이 드물게 일본어를 포함해 13개언어로 방재 문자를 보내지만 사전등록제라 기본 이용자는 결국 일본 거주 외국인이다. 재해알림 어플리케이션도 있지만 단기 관광객들은 다운로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잘 모르기도 한다.

지난 오사카 지진때만 해도 난카이전철은 역무원이 통역앱을 갖춘 전용의 태블릿 단말로 안내했고 게이한전기철도(京阪電??道)는 영어판 페이스북에 운행상황을 알렸는데, 간사이국제공항에는 여행 가방을 안고 쩔쩔매는 외국인들이 터미널에 넘쳤다.

지난 4일 일본에 상륙한 태풍 21호때도 마찬가지였다. 난카이 난바역의 고생한 대만인 장가용(29)씨는 "태풍의 영향으로 교통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했으나 정보가 정리된 인터넷 사이트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정보가 없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하네다 공항 등으로 이동해 귀국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오사카 관광청은 태풍이 지난 후 6일부터 간사이공항 폐쇄로 오사카에 발이 묶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상담본부를 설치하고 관광청 홈페이지에는 다국어 대응 태풍정보 사이트를 개설했다. 하지만 정보도 없고 휴대폰에 겨우 의지하는 방문객들 입장에서는 임시로 급하게 만든 다국어 페이지에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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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관광객의 문제만이 아니다. 일본에 거주하지만 일본어가 미숙하거나 재해대피 경험이 없는 외국인들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도쿄 세타가야구에 거주하는 캐나다인 데비츠(50)씨는 일본에 거주한지 3년 정도됐으나 일본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지 않고 주로 영어를 쓴다.

최근 태풍과 지진 소식으로 언제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걱정은 많지만 실제로 발생했을 때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 모른다. 신주쿠에 거주하는 한국인 김미정(41)씨는 올해 1월 남편회사의 발령으로 일본에 살게 되었다. 일본어는 히라가나 밖에 모르는 초급수준이라 아이들이 아플 때 병원에 가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생수와 비상식량을 준비해두었지만 실제로 큰 지진이라도 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다.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2017년 2869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2020년에 연간 40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재난재해 발생시 정보공유 등이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18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총무성은 방일 외국인들에게 안심하고 머물 수 있도록 재해정보 전달 환경을 개선하는 "정보 난민 제로 프로젝트"를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보험회사인 AIG 일본법인도 “재해발생시 불안을 더는 것도 중요한 서비스”라며 방문객에 다국어 대응 재해정보 사이트를 소개하고 필요시 가능한 일본인과의 “제스처 대화”도 포함해 공항 등에서 배포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관광청은 헤세이 26년부터 긴급 지진 속보 등을 통지하는 외국인 여행자용 정보 발신 앱 '세이프티 팁스(Safety tips)'를 제공하고 있으며 관광 안내소와 각국 대사관을 통해 이용을 호소하고 왔다. 하지만 다운로드 수 등 보급이 미진해 앞으로 이용촉진 방안을 더욱 모색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강수정 객원기자 kangsoo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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