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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0.01% 물로 생존 경쟁…메마른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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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아프리카의 어린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오염된 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아프리카의 어린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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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구는 '지구(地球)'가 아닌 '수구(水球)' 아닐까요?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구 표면의 71%가 물로 덮여 있는데 지구 상에 있는 물의 총량은 14억㎦라고 합니다.


14억㎦은 강원도 춘천 소양호의 저수량 29억㎥의 4억8275만 배, 지구 표면을 약 2.7㎞ 깊이로 덮을 수 있는 양입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물의 양으로 보면, 지구는 '수구(水球)'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 싶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있어도 사용할 수 없는 물이 대부분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많은 물의 대부분이 바닷물이지요. 바닷물은 지구에 있는 14억㎦의 물 가운데 97.5%를 차지합니다. 문제는 바닷물이 함유하고 있는 염분 때문에 마실 수도 없고, 자원으로 사용하기도 어렵다는데 있습니다.


나머지 2.5%의 물은 쉽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14억㎦의 2.5%면 3500만㎦ 정도인데 그나마 이 정도 양이 사람이 마시고 사용할 수 있는 담수(민물)입니다. 이 양만 해도 지구 표면을 약 70m 깊이로 덮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물도 활용하기가 어렵다는데 있습니다.

녹지가 점점 사막화 돼 가는 중국 북부지역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녹지가 점점 사막화 돼 가는 중국 북부지역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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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수의 69.55%는 빙하, 만년설, 영구동토 등 쉽게 활용할 수 없는 물이고, 남은 30.45% 중 30.06%는 지하수이기 때문에 그냥 퍼다가 쓸 수는 없지요. 나머지 담수 가운데 0.39%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호수나 하천의 물입니다. 지표면 전체 물의 양과 비교하면 고작 0.01%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 0.01%의 물로 지구의 대부분의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물을 '생명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경우 몸무게의 70% 정도가 물이라고 합니다. 수시로 물을 마시지 않으면 목이 마르고, 며칠간 물을 마시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해집니다.

그래서 사람은 하루에 2~4ℓ 정도의 물을 마셔야 합니다. 또 마시는 물 외 다른 용도로도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하루에 100~200ℓ 정도의 물이 필요합니다. 그 외 농업과 산업, 에너지생산 등 다른 분야에도 물이 필요합니다. 모두 담수여야 하지요. 이 때문에 바닷물을 사용하기 위해 바닷물을 민물로 만들어야 합니다. 많은 비용이 들어야 하는 만큼 가난한 나라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보면, 지구는 물이 부족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UN이 나섰습니다. UN은 1992년 제47차 유엔총회에서 물 문제의 심각성, 물관리의 중요성, 국가간 협력증진의 중요성 알리고 수자원 보호 위해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로 제정합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인류의 물 소비량도 1940년대 이후 매년 2.5~3%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인구의 증가에 늘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물을 낭비하면서 물의 양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것이지요.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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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인구가 증가하고, 1인당 물 사용량도 계속 늘어난다면 오는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5년이면 약 6억5000만~9억400만명, 2050년에는 약 24억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UN국제식량정책연구소는 향후 25년 이내 전 세계 5개국 중 한 개의 국가가 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지난 2000년 제2차 세계수자원포럼에서는 2025년 가용 수자원이 전 세계 필요량의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유엔의 지원을 받는 세계수자원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하루 5000명 이상(15초마다 1명)의 어린이가 물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오염된 물을 마셔 해마다 600만명이 시각장애인이 되고, 1200만명이 장티푸스에 걸립니다. 매년 물 때문에 150만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물 부족으로 일어나고 있는 우리가 무관심했던 지구촌의 현실은 이처럼 참담합니다. 0.01%의 물을 75억의 인류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동식물을 포함한 생명체가 경쟁하듯 사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물 관리에 인류의 생존권이 달렸습니다. 물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는 것도 흔한 일이 됐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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