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과학을읽다]번개와 동급 수만볼트 '정전기'…감전 안되는 이유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겨울철 찌릿한 정전기의 전압은 수만 볼트에 달합니다. 감전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겨울철 찌릿한 정전기의 전압은 수만 볼트에 달합니다. 감전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겨울철이면 누구나 '정전기(靜電氣, Static electricity)'를 경험합니다. 자동차 문을 열다 찌릿하는 느낌에 자동차 열쇠를 떨어뜨리거나 모처럼 반가운 사람을 만나 악수를 할 때도 찌릿하고 전기가 통해 깜짝 놀란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정전기는 글자 그대로 흐르지 않고 머물러 있는 전기여서 '정(靜)' 전기입니다. 그러면 보통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동전기'라고 부르는 것이 맞지만 그냥 '전기'라고 부르지요.

정전기의 전압은 수만V(볼트)에 달합니다. 10억V의 번개보다는 약하지만 일반 가정용 전기의 전압이 220V 라는 점을 생각하면 감전사 하기에는 충분한 전압이지요. 그런데 정전기가 와도 '찌릿' 하지만 감전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콘센트에 꽂아 쓰는 전기가 흐르는 물이라면 정전기는 높은 곳에 고여 있는 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정전기는 이 높은 곳에 고여 있는 물 한두 방울이 떨어지는 것이어서 감전의 피해가 없는 것입니다. 한꺼번에 고인 물이 쏟아진다면 쓰나미가 되겠지요? 물에 빠져 질식하는 것처럼 전기에 흠뻑 젖는 것이 감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전기는 마찰 때문에 생깁니다. 정전기를 '마찰전기'라고도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지요. 원자는 물체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입니다. 이 원자의 중심에는 복합입자인 원자핵이 존재하고, 원자핵 주변에는 전자들이 배회하고 있습니다. 이 전자들은 다른 물체로 이동할 때 마찰을 이용합니다.

사람의 몸도 주변의 물체들과 접촉해 전자를 주고받습니다. 주변의 물체와 접촉해 전자를 주고받으면서 우리의 몸에는 조금씩 전기가 저장됩니다. 이렇게 저장된 전기의 용량이 한계점에 달하면, 적절한 유도체와 접촉했을 때 그동안 저장돼 있던 전기가 순식간에 다른 물체로 이동합니다. 이 과정에 불꽃이 튀거나 찌릿하는 따가운 느낌을 주는 것이 바로 정전기입니다.

전기의 이동은 공기 중 수증기(물)량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수증기(물)를 구성하고 있는 수소와 산소는 전기와 친해 주변의 전자들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습도가 높으면 정전기가 발생해도 공기 중의 수증기가 전기를 띤 물체인 대전체의 전기를 중화시키는 것입니다.
겨울철 찌릿한 정전기로 인한 주유 중 화재사고도 적지 않습니다. 반드시 정전기 방지패드에 먼저 손을 댄 후 주유해야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겨울철 찌릿한 정전기로 인한 주유 중 화재사고도 적지 않습니다. 반드시 정전기 방지패드에 먼저 손을 댄 후 주유해야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습기가 많은 여름에는 수증기가 대전체의 정전기를 흡수하지만 습도가 낮고 건조한 겨울에는 정전기를 흡수할 수증기가 없어 사람의 몸 등 대전체에 정전기가 남아 있는 것이지요.

인체의 감전 위험은 없지만 미세한 전자 기기 등에는 정전기가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순간 전압이 높아지면서 발생한 불꽃이 화재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또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등 피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는 정전기도 과학기술에서는 아주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공기청정기와 복사기, 잉크젯 브린트, 비닐랩 등이 정전기의 원리를 이용한 제품들입니다.

그래도 정전기는 불편하지요. 피부는 바디로션, 손은 핸드크림으로 항상 촉촉하게 하고, 체내에서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술이나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아야 정전기 발생이 줄어 듭니다. 머리를 말릴 때도 절반 정도만 말리거나 헤어에센스를 바르고, 공원에 가 맨발로 걷거나 맨손으로 흙을 잡으면 체내에 쌓인 정전기를 배출할 수 있습니다.

차의 문을 열 때는 동전이나 열쇠 등을 이용해 정전기를 먼저 흘려 보내고 만지거나, 주유소에서 주유하기 전에는 정전기 방지패드에 먼저 손을 댄 후 주유해야 정전기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집안의 금속 문고리에는 천연섬유로 된 덮개를 씌우거나 전자제품 위에 10원짜리 동전을 올려 놓고 사용하거나 전자제품을 닦을 때는 식초를 묻혀 닦아도 정전기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