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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폐허→예술촌, '전주 선미촌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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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전주지점 ‘청년 갤러리’로 변신, 지역 청년 작가 초청 전시…이통사 유통망 지역민에 개방, 공유

성악가 바리톤 김성혁씨(33세)의 작품 '時(시) 그 장소, 그 때는 기억을 회상하게 한다'가 전북 전주 완산구 SK텔레콤 전주지점 청년갤러리 2호점에 전시돼 있다.

성악가 바리톤 김성혁씨(33세)의 작품 '時(시) 그 장소, 그 때는 기억을 회상하게 한다'가 전북 전주 완산구 SK텔레콤 전주지점 청년갤러리 2호점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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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해진 저녁 텅빈 골목을/ 너와 둘이 걷다가 / 어릴 적 추억으로 찾아낸/ 조그만 놀이터"(가곡 '시소타기' 일부)


23일 전북 전주시 완산군 서노송동에 위치한 SK텔레콤 전주지점. 성악가 바리톤 김성혁씨(33세)가 테너 조현상씨(28세)와 낮고 단단한 음성으로 노랫말에 깊이를 더했다. 전주시 완산구 물왕멀길 예술촌(선미촌) 곳곳을 배경으로 노래하며 찍은 3분59초 분량의 흑백영상 뮤직비디오다.

김 씨는 "전주 선미촌의 시간, 사람, 물건을 배경으로 만든 영상"이라면서 "선미촌 일대에 오랫동안 살았던 동료 성악가와 작품을 만들게 돼 더 의미가 깊다"고 말하며 흐뭇해했다. SK텔레콤 전주지점에 마련된 청년갤러리 2호점에는 김 씨의 영상 작품외에도 청년예술인 7인의 시, 성악, 영상, 서양화가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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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미촌, 음지가 아닌 사람 사는 공간으로 표현" = SK텔레콤 청년갤러리2호점은 지난 22일 문을 열었다. SK텔레콤 전주지점 전용면적 337.1㎡ 중 1/10을 차지하던 대리점 공간(33.3㎡)을 옆 건물로 옮기고, 그 공간을 청년갤러리 2호점으로 탈바꿈 시켰다. SK텔레콤의 유통 인프라를 지역민에게 개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취지다. 전주 지역 청년 예술가들에게 전시 공간을 마련해주고, 지역민에겐 문화공간을 개방하는 것.


전주 지점은 지난 4월17일 오픈한 인천지점에 이어 '청년갤러리 2호점'이다. 6월 전주지역 고객들을 대상으로 발송할 통신요금통지서에는 7인의 청년예술가 작품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미선 SK텔레콤 전주지점 부지점장은 "전북 도립미술관이나 소리문화의 전당 등 예술공간이 있지만 아직 청년예술가들에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면서 "이 곳에선 더 새롭고 실험적인 예술작품을 발표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전시회는 김성혁(성악)씨 외에도 서완호(서양화), 최은우(서양화), 고형숙(한국화), 민경박(영상, 드로잉), 장근범(사진), 임주아(시인) 작가가 참여했다. 청년갤러리에 세 편의 회화작품을 전시한 서양화과 서완호 작가는 "선미촌을 '음지' 혹은 '안좋은 소문으로 도배된 곳'이 아니라 질서와 혼돈은 있지만 엄연히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공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지역의 공간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서 좋았다"고 했다.


선미촌을 주제로 한 백행시를 전시한 임주아 작가는 "이번 전시회는 청년 작가들의 예술적 시도와 실험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이 프로젝트가 앞으로도 지역에 발 딛고 꾸준히 작업하는 청년 작가들에게 중요한 변곡점이 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 완산구 서노송동(선미촌 일대)은 대표적인 저개발 사업지역으로 이 지역을 예술촌으로 점진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전북 전주 완산구 서노송동(선미촌 일대)은 대표적인 저개발 사업지역으로 이 지역을 예술촌으로 점진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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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재생 사업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 = 전주지점 청년갤러리는 전주 서노송동 도시 재생 사업과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텔레콤 전주지점이 위치한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일대(선미촌)는 현재도 17개 성매매업소가 영업중인 집창촌 지역으로 도시 발전 소외 지역이었다.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했지만, 노후화된 집과 빈 건물이 늘어나면서 지역인구가 빠르게 감소했다.


이에 전주시도 이곳 일대를 '선미촌 도시활력증진구역'(11만㎡)으로 지정하고 2014년부터 '서노송예술촌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임청진 전주시청 도시재생과 서노송예술촌팀장은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민간에서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성매매 집결지의 안좋은 이미지 때문에 고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SK텔레콤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 참여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청년갤러리 외에도 이통사 유통 인프라를 개방·공유하는 '행복커뮤니티'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행복커뮤니티'는 ▲ICT기술을 통해 독거어르신 및 장애인 삶의 질을 높이는 ICT 케어 ▲지점 및 대리점에서 노인, 어린이 대상 맞춤형 ICT 활용 교육을 제공하는 스마트스쿨로 구성된다. 이기윤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실장은 "SK텔레콤의 유통망 자산을 개방해 고객 가치는 물론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것에 지속 힘쓰겠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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