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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는 대형마트]규제·침체·온라인 '3중고'…"생존 위기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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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7년째 마이너스 성장, 의무휴업·새벽배송 등 직격탄
할인정책·수익성 악화 악순환, 오프라인만의 강점 구축해야

[비틀거리는 대형마트]규제·침체·온라인 '3중고'…"생존 위기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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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까르푸와 월마트도 이겨낸 '한국형 대형마트'가 생존 위기에 봉착한 것은 규제와 소비침체, 온라인으로의 소비트렌드 변화 등에 기인한다. 유통산업의 핵심으로 꼽혔지만 출점과 영업 등에 대한 규제로 성장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크게 줄어들면서 성장 둔화를 불러온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는 대형마트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이미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주도권을 쥔 시장에서 대형마트들이 내세운 초저가, 온라인 전략은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트'라는 프레임 자체를 바꾸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조5853억원, 영업이익은 7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4조1064억원)은 1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535억원)은 무려 51%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4%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국내 매출은 1조2450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1.5% 늘었지만 기존점 기준으로 보면 3.6% 줄어들었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유통업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 증가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대형마트만 유일하게 3.1%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대형마트의 마이너스 성장은 7년째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신규 출점 및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등의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의 영향으로 대형마트 매장 수는 수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일부는 비효율 점포 정리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매장 수가 줄어들었다. 1호점인 창동점을 시작으로 빠르게 점포수를 늘이며 마트업계 1위로 성장한 이마트의 경우 2016년 6월 김해점 이후 30개월만인 지난해 말 의왕점을 연 것이 전부다. 20년 이상 신규출점을 계속했지만 2017년에는 서울과 울산에서 점포 두 곳을 폐점하며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실적이 부진한 점포 3곳을 정리했다. 현재 이마트의 점포(트레이더스 16곳 포함)는 159개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상황도 비슷하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9월 경남 김해시에 있는 동김해점을 폐점하고, 11월에는 부천 중동점이 영업을 중단했다. 142개였던 점포 수도 지난해 140개로 줄어들었고 신규 점포는 전무하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동대전점이 문을 닫았다. 다만, 지난해 말 금천점이 문을 열었고 올해 2개의 점포가 문을 열 예정이다.


한 때 유통산업의 핵심으로 꼽힌 대형마트에는 젊은 신혼부부를 비롯해 가족형 고객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소비트렌드가 변화하면서 방문객이 급격히 줄어 매출 절벽의 위기에 놓였다.

한 때 유통산업의 핵심으로 꼽힌 대형마트에는 젊은 신혼부부를 비롯해 가족형 고객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소비트렌드가 변화하면서 방문객이 급격히 줄어 매출 절벽의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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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규제도 대형마트 성장 둔화에 일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생 규제'로 꼽히며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에서 시작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실시는 7년째 계속되고 있다.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지만 월 2회인 의무휴업을 4회로 확대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까지 발의된 상태다.


특히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은 대형마트에 직격탄이 됐다. 오프라인 유통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신선식품마저 새벽배송 등을 앞세운 온라인 시장의 공세에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추세다. 올해 들어 뒤늦게 새벽배송과 가격 경쟁력에 맞선 초저가 전략을 들고 나왔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마트는 국민가격, 롯데마트는 극한가격이라는 콘셉트로 대응했지만 유통과정이 단순하고 규모의 경제까지 갖추게 된 온라인과의 정면 승부도 어렵게 됐다.


계속된 할인 정책으로 대폭 상승한 마케팅 비용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2년간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따른 인건비 상승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는 대형마트의 부진이 장기화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국형 대형마트가 외국 마트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인의 식습관에 맞춘 신선식품에서 강점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온라인몰에서 대형마트에 뒤지지 않는 품질과 종류의 신선식품을 갖추고 배송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편리함을 추구 하고 있는 소비자의 선택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마트'라는 영역을 넘어서는 혁명적 변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관건은 소비자가 점포를 찾게 만드는 것으로 온라인이 가질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구축해야 한다"며 "각 점포별로 의식주중 하나의 테마를 잡아 이케아와 같이 라이프 스타일 트랜드를 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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