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귀국할 때 면세품 찾는다"…입국장 인도장소 설치 입법(종합)

입국장 면세점 이어 인도장도 도입하는 法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 상정…"출국길 면세품 찾는 소비자 불편 해소"

관세청, 입국장 면세점 도입 '수용'

지난 추석 연휴 인천국제공항 면세품 인도장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면세점에서 구입한 상품을 귀국할 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입국장 인도장' 도입이 추진된다. 입국장 면세점에 이어 인도장까지 설치하도록 입법이 진행되면서 해외 여행객의 면세점 쇼핑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내 공항 입국장에 면세품 인도장을 설치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을 지난 16일 대표 발의했다.

정부는 지난 9월 제6차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해외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면세품 쇼핑이 가능하도록 입국장에 면세점을 도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해 입국하는 여행객들에게도 면세품을 판매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한 관세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기 어려운 공항에만 인도장을 도입하도록 단서 조항을 달았다. 국내 최대 공항인 인천공항의 경우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인도장까지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셈이다.

이에 김 의원은 보세판매장(면세점) 규정에 '출국하는 내국인 및 외국인이 출국 전 구입한 물품을 입국할 때 인도 받으려는 경우'를 신설, 모든 공항에서 입국장 인도장 설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이 개정안에 대해 예산부수법안 지정을 신청,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처리되도록 했다. 예산부수법안은 내년도 예산안 집행에 반드시 필요한 법안으로, 일반 법률안보다 신속하게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

이 개정안은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 상정됐지만, 당시 자유한국당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면서 심사는 미뤄졌다. 다만 그동안 입국장 면세점에 반대하던 관세청이 최근 '수용'으로 입장을 바꾼 만큼 입국장 면세점과 함께 인도장 도입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앞서 김영문 관세청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면세점은 외국에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면세해주는 것이고, (마약사범 등)검색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반대를 했던 것"이라면서도 "입국장 면세점이 국민 편익 증진에 도움이 된다면 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김광림 의원실 관계자는 "관세청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수용한 '국민 편익 증진' 면에선 인도장이 더 실효성이 있다"면서 "국회가 오늘부터 정상화된 만큼 처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공항 등의 출국장에 인도장이 설치돼 해외로 출국할 때 면세품을 찾으면서 무거운 면세품을 여행기간내내 갖고 다니는 불편함이 있었다. 또 휴가철 등 해외여행 성수기마다 출국장 인도장이 크게 붐비면서 '면세품 인도 대란'이 벌어졌다. 입국장 면세점에 이어 인도장까지 설치하도록 입법이 추진되면 해외 여행객의 면세 쇼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크게 반기고 있다. 최근 수년간 시내면세점이 급증한데다, 인터넷면세점 구매가 확대되면서 인도장 이용객은 급증하고 있다. 국내 면세 사업자의 인터넷면세점 매출 비중은 최근 30% 가량까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추진하면서 내놓은 논리가 소비자 편의와 면세시장 활성화"라면서 "입국장 인도장이 커지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 대응하고 소비자 편의를 대폭 증진시킬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직장인 김민정씨(39ㆍ여)는 "출국장 면세점의 경우 판매 브랜드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인터넷면세점을 이용하는데 대용량 화장품은 여행내내 들고 다니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면서 "입국할 때 면세품을 찾으면 훨씬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