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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백년가게] 車 부품 도소매 30년…손주까지 100년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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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30년 이상 도ㆍ소매, 음식업을 영위하는 소상인 중 전문성, 제품ㆍ서비스, 마케팅 차별성 등 일정 수준의 혁신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백년가게'로 육성하기로 했다. 대(代)를 이어가며 100년 전통을 자랑할 한국의 백년가게를 소개한다.

[한국의 백년가게] ⑩서오릉로 '형제상회'
월세 10만원 사무실서 시작
2016년엔 2층 건물까지 올려
쇼핑몰 오픈 후 매출 20배
하루에 택배 300~400개 배송
마오행 형제상회 대표가 사무실에 진열된 자동차용 소모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오행 형제상회 대표가 사무실에 진열된 자동차용 소모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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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서울 은평구 서오릉로에 위치한 형제상회. 마오행 형제상회 대표는 아들에 이어 손주까지 100년 이상 가게를 이어가려 한다. 마 대표는 "두 아들이 우리 가게에서 일한 지도 15년째다. 앞으로 20년 정도 지나면 회사를 물려줄 계획이다. 손주까지 가업을 이어받으면 말 그대로 백년가게가 될 것이고, 이미 그렇게 계획을 세워놓고 경영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형제상회에서는 마 대표와 아내, 처조카, 30대 중ㆍ후반의 두 아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1987년 12월 자동차 부품 도ㆍ소매 회사를 창업한 이후 30년 이상 사업을 하면서 가족의 도움이 경영을 지속하는 데 큰 힘이 됐다. 특히 10년 이상 운영해온 쇼핑몰 '오형제상사'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어줬다.
마 대표는 "자동차 부품의 경우 우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전문 쇼핑몰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쇼핑몰을 운영하지 않고 거래처를 돌아다니며 팔 때보다 매출이 20배 이상 늘었다. 쇼핑몰에서 취급하는 자동차 부품과 용품은 약 8만가지다. 하루에 전국에 배송되는 택배 박스만 300~400개 정도 된다"고 말했다.

고객 층은 일반 소비자와 카센터 등이다. 카센터 거래처는 전국에 300곳이 넘는다. 밀려드는 주문에 하루 두 번씩 택배를 보낸다. 구매한 물건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최대한 빨리 받아볼 수 있게 온 가족이 쉴 틈 없이 주문을 받고 박스 포장을 한다.

마 대표는 "자동차 부품 업계에 뛰어든 지 50년 가까이 된다. 그동안 부품 공장들과의 네트워크도 잘 구축했다. 고객이 원하는 거의 모든 부품과 용품을 구할 수 있다. 우리와 거래하는 공장에서 거래명세서가 오면 바로바로 현금으로 입금해주기 때문에 업체들도 매우 좋아한다. 물건을 받은 소비자들이 반품하면 처리도 바로 해준다. 신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형제상회는 자동차 부품 도ㆍ소매업에서 정부가 지정하는 백년가게로 선정될 만큼 성공적인 경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사업하면서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신용을 지키고 도전 정신을 통해 지속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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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대표는 10대 후반이던 1971년 전남 고흥에서 서울로 올라와 종로 인근의 자동차 부품 대리점에서 일을 시작했다. 열심히 일하면서 가게 사장에게 인정을 받았고 거래처(자동차 정비공장) 중 한 곳까지 물려받게 됐다. 거래처가 생기면서 매월 수입도 기존 월급보다 10배 정도 늘었다. 하지만 30대 초반에 또래에 비해 많은 돈을 벌면서 씀씀이도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처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고 수익이 줄어들면서 남아 있는 돈도 없게 됐다.

고민 끝에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할 당시 친동생과 함께 사업을 시작하면서 회사명을 형제상회로 정했다. 마 대표는 "서울 은평구 역촌오거리 근처에 보증금 300만원, 월세 10만원짜리 조그만 사무실을 마련하고, 가게에 붙어 있는 방에서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살았다. 처음엔 동네 지인의 자전거를 빌려 카센터 등에 자동차 부품을 배달했다. 보증금도 빌려서 마련한 터라 자전거를 살 돈도 없었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하면서 조금씩 거래처를 늘려갔지만 외상으로 부품을 받아가는 곳들이 많았다. 마 대표는 "한 카센터는 외상으로 받아간 부품들이 1500만원어치나 됐다"며 "자금 사정도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1999년 아내가 큰 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됐고, 오토바이로 배달을 나갔던 직원이 다치는 사고까지 생겼다.

마 대표는 "병원비가 부족해 외상값이 많았던 카센터 사장한테 밀린 돈을 갚으라고 했지만 돈이 없다는 대답만 듣게 됐다. 힘든 일들이 몰리면서 사업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참았다. 새로운 돌파구를 고민하다 생각한 게 인터넷 쇼핑몰이었다"고 말했다.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창업한 지 10년 만에 근처 빌라로 집을 옮길 수 있었다.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6년 12월 기존 사무실 인근에 2층짜리 건물까지 세웠다. 1층은 사무실, 2층은 집으로 사용하고 있다. 판매할 물건과 배송 박스 등이 계속 늘어나면서 1층 사무실 공간도 점차 비좁아지고 있다. 몇 년 후에는 건물을 4층까지 증축할 계획도 있다.

마 대표는 "이번에 백년가게에 선정된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백년가게 모임도 만들어 서로 일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정보도 공유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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