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소비자들 피해 우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24일 추석을 앞두고 23일 서울, 수도권과 주요 대도시 지역의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의무 휴업을 하게 됐다.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명절 전날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지며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데다, 상품을 납품하는 농가들도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기초자치단체가 지정한 날에 문을 닫아야 한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차례용품용으로 작물을 재배한 농가들까지 출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명절 바로 전날에는 평소보다 200억원 정도 매출이 더 뛰는데 대부분 채소, 과일, 육류, 생선과 같은 전국 농가에서 올라온 신선식품류가 차지한다"며 "이번 추석에는 토요일이나 금요일로 수요가 분산된다 할지라도 준비한 물량이 다 나갈수 있을지 MD들도, 농민들도 고민"이라고 전했다.
명절 바로 직전 날은 1년 중 대목 중에 대목이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추석 전날 전 지점의 일 평균 매출이 평소보다 1.8배에 달했다. 올해 설 전날은 2.2배나 올랐다. 차례상에 올리는 나물의 경우 추석 이전 5일 가운데 추석 직전일 매출은 30%에 육박할 정도다.
학계에선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오히려 재래시장 같은 지역상권을 위축시킨다는 주장도 나왔다.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도입된 이후 소형 슈퍼마켓은 사라진 반면, 식자재 마트와 같은 대형 슈퍼마켓이 골목상권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상생협력을 통한 중소유통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의 신용카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시행된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24개 대형마트 주변 신용카드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이후 24개 점포 반경 3㎞ 이내 소규모 점포의 매출액 비중은 감소한 반면, 50억원 이상의 슈퍼마켓 매출액 비중은 7.07% 증가했다. 대형마트도 의무휴일 규제 이후 점포당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규모가 큰 슈퍼마켓의 매출액은 증가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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