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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RPA 태풍..."로봇은 일하고, 사람은 생각하는 세상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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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현대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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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매일 아침 현대카드 박종원 과장(가명)의 하루는 우체국 홈페이지에 접속해 카드 연체 통지서가 3회 이상 돌아온 고객의 주소지를 정리하는 일로 시작됐다. 박 과장의 주 업무인 연체 대금 압류 절차 진행에 꼭 필요한 정보지만 고객의 이름과 주소지를 일일이 검색하고 정리하는 데에 아침 나절을 다 잡아먹기 일쑤였다. 하루 일과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매일 2시간씩 일찍 출근하느라 박 과장은 늘 피로감을 호소했다.
회사에서 'RPA(Robot Process Automationㆍ로봇업무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박 과장의 아침 일과가 달라졌다. 출근하기 전 로봇이 미리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고객 정보를 정리ㆍ업데이트 해두면서다. 박 과장은 "평소 불필요한 단순ㆍ반복 업무에 지쳐있었는데, RPA 도입 이후 본업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업무 효율이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로봇은 일하고, 사람은 생각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특히 단순ㆍ반복 업무가 많은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이 업무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RPA 도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은행, 여신ㆍ외환ㆍ재무 등에 적극 활용=10일 아시아경제가 국내 주요 금융사를 전수조사해 보니 은행권은 현재 주로 여신ㆍ외환ㆍ재무 등 업무에서 RPA를 활용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6일부터 ▲개인여신 자동기한연기 ▲카드가맹점 계좌 검증 ▲비대면 카드심사 등 7개 주요업무에 RPA를 도입했다. 운영로봇수는 총 40대로, 내년에는 재무, 내부통제, 외환 등 본점 업무로 확대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현재 17개 부서에서 투자상품 기준가격 검증 등 40여개 업무에,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기업대출 심사에 RPA를 활용 중이다. 앞으로 여신, 외환, 수탁, 업무지원 등 10여 개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기업여신 자동심사에서, 신한은행은 외환업무지원, 투자상품, 퇴직연금센터 등 6개 부서에서 매일 6000여건의 업무를 RPA로 처리하고 있다.

최근 지방은행 최초로 RPA를 도입한 BNK부산은행은 ▲분기별 부가세 납부 ▲신탁상품 등록 ▲인터넷 대출 약정카드 관리 등 15개 업무에서 활용하고 있다.외국계 은행 중 한국씨티은행은 자금세탁방지(AML) 모니터링 업무에, SC제일은행은 개인여신 실행과 관리, 여신회수 관리, IT자산관리 등에 각각 도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RPA란 정확성ㆍ신속성을 요하는 단순ㆍ반복 업무는 로봇이, 고부가가치 업무는 사람이 맡는 새로운 업무 분장 시스템"이라며 "장시간 단순 반복 업무와 외부기관 연계 등 야근이 불가피한 업무 영역에 RPA를 활용할 방침"이라고 했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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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시간 절감 효과 톡톡히 누리는 카드업계=국내 카드사 중 RPA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이미 지난 2017년 9월부터 21개의 부서의 44개 업무에 RPA를 도입했다. 사내에 로봇이 설치된 이른바 '로봇룸'을 만들고, 30여대의 로봇을 설치해 사람이 하던 업무를 대신하게 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직원 72명이 감당해 왔던 연간 1만5628시간에 달하는 업무 시간 절감 효과를 거뒀다. 문성훈 IT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지난달 각 부서에서 110여개에 달하는 RPA 활용 업무 후보를 추가로 접수 받았으며 순차적으로 RPA 시스템 도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기초데이터 산출도 로봇 몫=보험사들은 데이터 산출에 로봇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오렌지라이프는 올 3월부터 데이터 산출, 보험 상품 및 보장 내용 관리, 사후 관리 등 총 33개 프로세스에 RPA를 도입해 전체적인 업무처리 속도가 평균 51% 향상되는 효과를 거뒀다. 특히 '수수료 검증을 위한 기초데이터 산출 업무'는 처리시간이 기존 12시간 이상에서 4시간으로 대폭 감소됐다. KB손해보험은 장기보험 제지급 등록 업무에 RPA를 적용하자 한달 간 약 400시간의 업무시간 절감 효과를 냈다.

금융업계에서 로봇의 약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차지해 고용불안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가 하면 RPA 도입으로 양적인 인건비를 절감하되,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52시간 근무제도 도입과 정착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레슬리 윌콕 영국 런던 정경대 교수는 "금융회사는 RPA를 도입한 첫 해에 투자한 비용 대비 최대 200%의 이익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들은 자동화하고, 사람들은 더 흥미로운 일들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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