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정보격차 심각…금융소외로 이어져"

연령별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 이유(자료:보험연구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고령층 보험 가입이 늘고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보험수요계층으로 등장하면서 고령층의 정보격차가 보험소비자 보호의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국내 고령층의 인터넷을 통한 정보격차가 심해 금융소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는 좀더 이용하기 쉬운 전용 애플리케이션, 상담 창구 등이 제시됐다.

보험연구원은 26일 '중·고령층 보험·금융소비자의 정보격차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반 국민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중년층·고령층의 정보화 수준이 63.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디지털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장애인(74.6), 저소득층(86.8), 농어민(69.8)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더군다나 고령층의 정보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고 영국·미국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선 한글뿐만 아니라 영어, 정보기술(IT) 용어 등도 익혀야 하는 탓이다.

이는 금융소외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상품은 대면채널보다 온라인 비대면 채널의 수수료가 저렴하지만 고령층은 이 같은 혜택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인터넷 가입이 가장 활성화된 자동차보험을 기준으로 20대는 인터넷 가입 비율이 31.5%인 반면 60대 이상은 3.9%에 그쳤다.

고령층은 젊은 연령층에 비해 새로운 지식의 습득이 쉽지 않고 신기술 습득의 인센티브가 상대적으로 작다. 다만 접근성에서는 중·고령층의 정보격차가 크지 않은 반면, 역량과 활용 측면에서 취약하므로 여기에 방점을 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승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중·고령층의 금융소외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고령층의 정보이용능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노인층이 이용하기 쉽게 만든 전용 앱 제공, 노인 전용 상담 창구 운영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