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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Eye] 부모 모시는 자녀, '내 집 마련' 어렵게 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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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말부터 부모 부양해도 청약점수 낮아져…금수저 자녀 혜택 줄이기? 선의의 피해자 우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부동산 Eye’는 부동산을 둘러싼 흥미로운 내용을 살펴보고 정부 정책의 흐름이나 시장 움직임을 분석하는 연재 기획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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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0세 이상의 부모를 모시고 사는 자녀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하는 제도의 개편안을 마련했다.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 편법으로 부양가족 수를 부풀리는 길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13 주택시장 안정 대책' 후속책으로 다음 달 21일까지 입법 예고된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다음 달 말께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에 담긴 부양가족 관련 개편안의 핵심은 부모 소유 주택에 함께 사는 무주택 자녀의 아파트 청약 당첨 가능성을 낮추는 내용이다. 60세 이상의 부모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 함께 사는 자녀가 사실상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 이번 개편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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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60세 이상 부모와 3년 동안 주민등록표상에 같이 등록돼 있으면서 실제로 동거하는 경우 주택을 가진 부모도 부양가족 수에 포함해 청약가점을 계산했다.

예를 들어 무주택 기간 10년에 청약통장 가입 10년을 채운 사람이 배우자와 두 명의 자녀, 부모와 함께 산다면 '무주택 가점' 22점, '청약통장 가점' 12점을 받을 수 있다. 부양가족은 부모를 포함해 5명으로 '부양가족 가점'은 30점이다. 이렇게 되면 청약가점은 모두 64점에 이른다. 서울의 인기 아파트 청약에서 당첨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 6월 분양한 서울 양천구 래미안목동아델리체 84.90㎡는 63가구 모집에 1509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23.9대 1에 달했다. 당첨 가점은 평균 60.75점으로 나타났다.

올해 가장 관심을 받은 아파트 분양 중 하나인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 59.70㎡는 88가구 모집에 1523명이 몰리면서 17.3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평균 당첨 가점은 61.81점이다. 60점 이상의 청약가점은 부양가족이 많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려운 점수다.

청약가점 총점 84점 중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은 부양가족(최대 35점)이다. 부양가족 만점을 받으려면 배우자와 자녀 5명을 두거나 배우자와 자녀 3명을 두고 부모를 모시고 살면 가능하다.
정부가 9·13 부동산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21일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1차로 구 성동구치소 부지와 경기도 광명, 의왕 등에 3만 5천 호를 공급하고 신도시도 4, 5곳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도심. /문호남 기자 munonam@

정부가 9·13 부동산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21일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1차로 구 성동구치소 부지와 경기도 광명, 의왕 등에 3만 5천 호를 공급하고 신도시도 4, 5곳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도심.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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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토부는 주택을 소유한 부모는 부양가족 가점 산정 시 제외하기로 했다. 앞서 설명한 사례를 기준으로 하면 부양가족 수는 5명이 아닌 3명이 되고 청약가점도 64점이 아닌 54점으로 떨어진다. 이 정도의 가점은 서울 강북 아파트 당첨도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국토부가 이렇게 제도를 바꾸려는 것은 함께 살지도 않는 부모나 장인, 장모를 동거하는 것처럼 꾸며 부양가족 점수를 조작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정부가 동거 여부를 조사해 편법 사례를 가려내는 방법 대신에 주택을 소유한 부모는 실질적인 부양 여부와 무관하게 처음부터 부양가족에서 제외하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정부는 금수저 자녀의 혜택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부모의 생계를 책임지며 함께 사는 자녀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주택 공급 규칙 개편이 선의의 피해자를 낳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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