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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마이데이터]④ 지출 분류·분석 정교한 미국·유럽...뭉뚱그려진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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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 영국에 사는 A씨는 지출 관리를 위해 '메니가(Meniga)' 앱을 사용한다. 소셜미디어(SNS)의 타임라인 방식으로 수입과 지출 상황을 정리해주고, 과소비를 했거나 세금·보험료 등이 납부되지 않았을 경우 경고나 알림 메시지가 떠서 지출을 관리하기가 쉽다. 지난 저녁에 친구들과 파티를 하면서 과음을 했더니 여지없이 경고 메시지가 떴다. 그래도 이번 달엔 앱에 있는 챌린지를 통해 주류 소비 줄이기를 하고 있는데, 지난 달에 비해 술 먹는 데 들어간 지출이 크게 줄었다.


# 서울에 사는 직장인이자 주부인 B씨는 요즘 가계부 정리가 수월해졌다. 마이데이터를 사용하면서 각종 지출과 수입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매월 본인 카드와 남편 카드 내역을 일일이 체크해야 했지만 지금은 주거래은행의 마이데이터를 통해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어느 부분에 지출이 많은지 분석해주고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과 비교도 해주기 때문에 지출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다만 지출 내역을 더 세분화해 저장하고 싶은데 분류 카테고리가 제한적인 점은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마이데이터에서 '지출 관리'는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 중 하나다. 대부분의 금융사 마이데이터에서 지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출을 할 때마다 알림 메시지를 받고 내 지출 항목을 빠짐없이 한 눈에 체크할 수 있다. 금융사에서는 축적된 지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소비 리포트를 제공하거나 소득, 연령, 지역 등이 비슷한 그룹과의 비교를 통해 새로운 소비 패턴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단순한 지출 관리를 넘어서 지출 항목을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분류해 생활에 도움이 되게 분석해주고, 잔돈까지 관리해주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해외선 일찍부터 지출 관리 시작…자투리 돈 관리도


아이슬란드의 핀테크 기업인 메니가는 개인 소비 지출 관리 서비스로 유명하다. SNS처럼 친근한 타임라인 방식으로 고객과 소통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간, 월간 소비 리포트 뿐 아니라 월세와 공과금 납부 현황 등을 제공한다. 또한 내 소비패턴을 분석해 과소비에 대한 경고를 해주고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개인별로 선호하는 지출 카테고리에 따라 가장 최적의 카드 상품을 추천해준다.

특히 메니가 앱은 자동으로 지출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해주는 서비스가 유명한데 고객이 초기에 앱이 추천하는 분류가 적절한지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로 답을 주면 앱이 이를 학습해 지출 분류 및 분석서비스를 정교화한다.


예를 들어 취미나 여가생활의 경우 국내에서는 대부분 취미·여가 카테고리로만 단순 분류되지만 메니가 앱에서는 미술·공예, 엔터테인먼트&나이트라이프, 하이킹&캠핑, 승마, 골프 등 다양하게 세분화돼 있다. 쇼핑&서비스 카테고리에는 옷과 액세서리를 비롯해 꽃과 양초 등 인테리어 소품, 보석, 세탁 및 수선, 주류, 담배는 물론 우편요금 및 택배비, 탄소 상쇄까지 나뉘어져 있다.


미국의 핀테크 기업 에이콘스(Acorns)는 이미 2012년에 ‘자투리 투자’ 콘셉트로 소비와 투자를 연계한 금융상품을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에이콘스의 ‘잔돈을 저축하세요(Save your spare chages)’ 서비스는 고객이 지출한 금액을 반올림해 해당 금액과 반올림한 금액의 차이를 자동으로 저축해준다. 예를 들어 3.75달러를 지출했다면 반올림한 4달러와 3.75달러의 차액인 0.25 달러를 저축하는 방식이다. 또한 소비자가 자투리 금액을 1달러로 설정해놓고 14달러짜리 물건을 구매했다면 자투리를 채워 15달러를 결제해주고 대신 남은 돈 1달러를 저축한다.


에이콘스에 이어 콰피털(Qapital), 레볼루트(Revolut), 쿼인스(Qoins) 등 여러 핀테크 업체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콰피털앱은 고객이 미리 정한 규칙에 따라 소액을 자동 저축해준다. 예를 들어 점포별로 목표 예산을 정한 뒤 예산보다 돈을 적게 쓰면 남은 돈을 저축할 수 있다. 미국의 코인스는 잔돈이나 기간별 자동 적립으로 모은 금액으로 고객 신용·학자금 대출 등 빚을 갚아준다. 기존 업체처럼 저축·투자가 아닌 빚 상환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영국의 레볼루트 앱은 잔돈을 이용해 가상화폐 투자를 할 수 있다.


◆국내도 지출관리 제공하지만 차별화는 과제


국내에서도 마이데이터에서 지출 관리 서비스는 기본으로 제공된다. 하나은행은 최근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 자산관리 플랫폼 ‘하나 합’에서 가구별 자산과 지출을 집중 관리해주는 ‘합계부’ 서비스를 출시했다. 합계부에서는 개별 가구의 자산 규모와 지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과 자동차는 물론 자녀, 반려동물과 같은 지출 항목도 포함시켜 통합 지출 관리를 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 ‘목표챌린지’를 통해 고객별 자산과 지출내역을 분석 및 진단해 고객에게 금융 목표를 제안하는 고객 참여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잔돈 관련 서비스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서비스는 대표적인 잔돈 관리 상품이다. 저금통은 연결된 계좌에 1000원 미만 잔돈이 있다면 자동으로 저축을 해준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 결제 후 남은 잔돈을 펀드에 투자하는 '동전 모으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는 물건을 구매한 뒤 1000원 미만 잔돈을 토스머니 계좌에 저축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토스카드로 3700원을 결제하면 300원은 저축하는 방식이다. 핀크의 ‘습관 적금’은 소비패턴에 따라 결제금액의 일정 비율을 자동 저금해준다. 카페, 쇼핑, 편의점, 치킨집, 빵집, 패스트푸드점 등 총 6가지 분야에서 결제금액의 5~50%를 정해 저축할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별로 마이데이터를 통해 지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다들 비슷한 수준"이라며 "각자 다른 곳과 조금이라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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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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