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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임차인이다" 與野 의원들 고백…"가난 증명인가"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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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 법안 찬반 토론서 與野 '임차인' 고백 이어져
앞서 윤희숙 "저는 임차인" 5분 연설 당시 누리꾼 호평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토론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토론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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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법안 찬반 토론에서 발언대에 오른 여야 의원들이 찬반 여부와 관계 없이 '임차인'임을 고백하고 나섰다. 앞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문제를 지적하며 이른바 '5분 연설'을 펼친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말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진지한 정책 관련 토론보다 의원의 가난을 고백하는데 더 치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4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단상에 올라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며 "결혼 3년차,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은평 한 빌라에 살고 있다"라는 말로 서두를 열었다.

이날 상정된 종합부동산세 일부개정법률안 찬성 토론에 나선 용 의원은 미래통합당 의원들을 향해 "의원님들이 얘기하는 세금 때문에 죽겠다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며 "상위 1% 종부세를 납부하고 있는 부동산 부자들인가, 아니면 투기 목적으로 집을 소유한 뒤 전세 10억짜리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불평등 해결의 시작은 간단하다. 집값을 잡는 것"이라며 "오늘 상정된 부동산 세법들이 집값을 잡을 수 있는 확실한 답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임차인인 제가 찬성 표결을 한 이유는 이번 대책이 '집값 잡는 정치'의 시작이 될 것이고,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70만원 내는 진짜 임차인"이라며 "전세 보증금이 높아 월세를 살고 있다. 제가 내년이면 주택 소유자가 된다. 나이 60에 집을 장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임차인으로 살아도 좋다"라며 "쫓겨날 걱정 없이 전월세가 너무 오르지 않게만 하면"이라고 임차인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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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서도 '임차인 고백'이 이어졌다. 김선교 통합당 의원은 "저는 60년간 단 한 번도 이사나 주소를 옮겨본 적 없는 토박이"이라며 "선친은 한평생 가난한 농부로 살았고, 저도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현실을 무시한 채 책상에 앉아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려고 한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정책 현안에 대한 성숙한 토론 문화가 국회에 정착하길 기대한다며 호평하는가 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가난 고백'인 게 아니냐며 지적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막무가내식으로 장외투쟁을 하거나 몸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의회 활동에 임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은 '트위터'에 쓴 글에서 "연봉 1억5000만원을 받는 국회의원들이 가난을 증명하려는 것 같다"며 "임차인임을 보이려고 애쓸 시간에 정책 연구에 더 힘써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법에 대해 반대하는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법에 대해 반대하는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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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의 이같은 임차인 고백은 앞서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 당시 "저는 임차인이다"라고 말문을 열어 5분에 걸쳐 연설을 진행했던 윤 의원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윤 의원은 국회를 통과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부작용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이제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 그게 제 고민"이라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윤 의원 연설은 유튜브·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일부 누리꾼들의 호평을 받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제야 제대로 한다"며 "비판이 합리적이고, 국민 상당수가 가진 심정을 정서적으로 대변했다"고 평했다.


한편 이번 본회의에서는 종합부동산세법·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 등 이른바 '부동산 3법'을 포함해 총 18개 법안을 상정, 모두 의결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 관련 11개를 포함한 14개 법안은 민주당 주도로 이뤄졌고, 통합당은 본회의에는 출석했으나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부동산 3법 개정안은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에 대해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현행 최대 3.2%에서 6.0%로 인상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 다주택자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 인상 △법인이 보유한 주택 양도세 기본세율에 더해 매기는 법인세 추가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하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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