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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금융]"디지털 전환, 비이자수익 확대로 생존 모색해야"

최종수정 2020.06.23 11:05 기사입력 2020.06.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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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에 예대마진 급감, 코로나19 금융지원도
은행들엔 위기의 단초…자산운용 서비스 주력해야
IT공룡의 금융시장 진출…카드사도 플랫폼 특화 필요
당국이 금융산업 선도땐 부작용
시장 안정·소비자보호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위기의 한국 금융]"디지털 전환, 비이자수익 확대로 생존 모색해야"


2020년 금융산업은 큰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몇 년간의 역대급 잔치를 끝내고 현재는 생존과 직결된 시험대에 올라선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금융까지 동반 위기를 맞고 있어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의 생존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기에 네이버, 카카오 등 첨단기술을 등에 업은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로 기존 금융사들은 전례 없는 위기와 도전의 순간을 맞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경제는 국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생각하는 한국 금융산업의 문제점과 업종별 위기를 돌파할 해법을 5회에 걸쳐 진단한다.<편집자주>

[위기의 한국 금융]"디지털 전환, 비이자수익 확대로 생존 모색해야"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안정한 시장 환경 속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야 하는 금융권의 생존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로금리'와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코로나19 상황 이후에 예상되는 실물경제 충격의 여진을 견뎌낼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실위험 밀물 대비…이자수익으로 돈 버는 시대 끝났다 = 초저금리의 여파로 예대마진이 크게 줄면서 국내 은행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1분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 비즈니스 모델이 언택트(비대면)로 변화하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결부된 비이자수익 확대에 주력해야만 하는 경영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전방위적 금융지원에 따른 은행권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분기까지의 연체율 등 건전성 관련 지표는 나쁘지 않지만 이는 오는 9월까지 은행권 중심으로 각종 상환유예 조치를 내려놨기 때문"이라며 "말하자면 가시화할 가능성 높은 부실을 9월까지 미뤄놓은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부실 징후는)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빠르면 10월, 늦어도 11월부터는 부실 징후가 드러날 것으로 봤다. 그는 "금융의 부실위험이라는 건, 일단 한 번 문제가 생기면 순식간에 밀물처럼 온다"면서 "은행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집행한 모든 금융지원 전체를 위기의 단초라고 보고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능한 한 보수적인 여신집행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꼽았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이자 수익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며 수익성 확대를 위한 신규 사업으로 자산운용 서비스를 꼽았다. 이 부원장은 "자산운용 관련한 서비스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자산운용 관련한 고객 서비스를 다양하게 하면서 비이자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초저금리 상황에서 수익 창출을 위해 신탁과 관련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서비스 고급화를 통해 자문 수수료가 무료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금융당국 존재 이유는 '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 = 위기 상황 속 생존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상황을 예로 들며 "일본 보험사 줄도산에도 살아남았던 중소형 생보사들은 자산 거품 붕괴 이전과 이후, 업계의 일반적 영업과 자산운용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통해 생존했다"면서 "투자나 자산운용부문이 보험영업의 보조 수단이 아닌 독립적 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공룡들의 금융시장 진출로 위협받고 있는 카드사들 또한 플랫폼 특화 전략이 강조됐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자동차 중개 플랫폼, 할부.리스 플랫폼 등 카드사만의 창의적인 플랫폼으로 특화해야 한다"면서 "플라스틱 카드를 벗어나 모바일과 디지털 기술을 연계한 플랫폼으로 지급결제 플랫폼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산업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금융당국도 '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성환 한국금융학회장(홍익대 경영학과 교수)은 "금융당국은 과거부터 창조금융, 현재는 혁신금융 등 금융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아젠다를 설정하고 이를 금융사들에 전파해왔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금융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 속도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기 때문에 이에 잘 대응하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 회장은 "정부정책이 금융산업을 선도하려고 하면, 부작용이 생긴다"고 꼬집었다. 과거와는 달리 언택트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금융시장에 새로운 아젠다를 던지려고 하면 오히려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그는 "금융당국의 원래 존재 이유는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며 "여기에 모든 초점을 맞춰서 규제를 적절히 하는 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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